애플·엔비디아, 내달 실적발표 앞두고 약세…조정장 근접 분석

올해 미국 주가 상승을 이끌어온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실망스러운 실적과 경영 전망을 발표하면서 3천860억 달러(약 522조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매체들이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보기술(IT) 분야 선도기업인 구글 소유주 알파벳과 테슬라,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은 인공지능 열풍에 따라 올해 증시에서 크게 주목받으며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1960년대 미국 서부영화 '황야의 7인'의 제목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하지만 알파벳과 테슬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3분기 실적 발표 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으며 나머지 기업들도 26일 크게 떨어졌다.
美증시 달군 '매그니피센트 7' 주가 급락…시총 522조원 날아가
애플과 엔비디아는 다음 달 실적 발표 예정인데도 주가가 약세다.

이들 기업 주가 급락으로 전체 주식시장도 내리막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9년 고점 대비 9.8%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강세장에서는 주가가 10% 떨어지면 '조정장'으로 분류하는데 이에 근접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아직 실망하지 않는다.

'매그니피센트 7'이 지배하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올해 들어 29% 상승한 상태다.

그러나 이는 주가가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메타는 26일 불확실한 경제 환경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히면서 광고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져 3.7% 하락했다.

이틀간 하락률은 7% 정도다.

알파벳은 25일 클라우드사업부가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1천8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이틀 만에 12%가 떨어졌다.

이달 초 테슬라의 가치는 실적 발표 하루 만에 720억 달러가 감소했다.

빅 7중 유일한 희망이었던 마이크로 소프트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초기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장 마감 후 하락했다.

아마존 역시 이틀 만에 6%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 경영진의 보수적인 어조가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고 평가하면서 여전히 주식 매수를 권장했다.

포토맥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마크 아발론 대표는 "이 기업들의 실적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면서 "기업들의 한두 가지 문제점을 발견하고 미국 최고의 기업을 쓰레기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