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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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피해가 누적되고 있는 전세 사기 대란과 관련해 전세 사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분양대행업에 대한 관리·감독 법안이 발의됐지만, 논의는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는 다음 달 국회 법안소위에서 전세 사기 관련 법안을 일괄 처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통과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국토위는 다음 달 예정된 법안소위에서 전세 사기 관련 민생 법안을 논의한다. 현재 국회엔 30건이 넘는 전세 사기 관련 대책 법안이 발의됐는데, 이들 중 대다수를 일괄 처리해 회기 내에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에는 전세 사기 의심자 중 11.6%를 차지하는 분양대행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법안도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 7월까지 진행한 특별단속에서 적발된 전세 사기 의심자 1034명 중 분양·컨설팅업자는 120명에 달한다. 비율로 따지면 11.6%에 달한다.

이 때문에 여야 의원들은 지난 8월 ‘부동산 분양대행업의 관리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분양대행업을 제도권에 포함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전세 사기와 같은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방지한다는 취지다. 법안을 대표 발의 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분양대행업자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은 현재 주택법에서만 일부 이루어지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생활 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 호텔 등 다양한 부동산을 구분 없이 분양하고 있는 분양대행업자를 별도의 통합적인 법률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정 취지를 설명했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국민들의 소중한 재산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여·야 의원들이 함께 분양대행업 제도화를 위한 제도를 마련한 만큼 분양대행업 관련 법률들이 민생법안으로 우선적으로 처리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분양 대행업에 대한 관리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대행업이 제도권에 포함되지 않아 언제든지 전세 사기와 같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규제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업종을 제도화해 사전에 감독하는 게 업계 신뢰도 회복에도 좋다”고 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의 법안 발의와 달리 처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내년 4월이면 국회 회기가 끝나 상정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부동산서비스산업진흥법’을 비롯해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주택법 등이 발의돼 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