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매출 800억 기업 만든 약국집 아들…"돈의 무서움 알아야 거품 붕괴 때 생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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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 박효수 온누리스토어 대표
자본금 5000만원으로 창업해
여성 전용 핫팩으로 입소문
부친 회사 온누리약국과 연계해
온·오프라인 통합 구현이 목표
자본금 5000만원으로 창업해
여성 전용 핫팩으로 입소문
부친 회사 온누리약국과 연계해
온·오프라인 통합 구현이 목표
올해로 창업 4년차인 온누리스토어는 CJ올리브영, 쿠팡 등 ‘유통 공룡’들이 각축하는 헬스·웰니스 분야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신흥 강자다. 지난해 520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8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도한 외부자금 수혈과 경기 둔화로 인한 적자 누적으로 많은 e커머스업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도 온누리스토어는 설립 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e커머스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온누리스토어의 최고경영자(CEO)는 1983년생 박효수 대표(사진)다. 그를 27일 서울 목동 본사에서 만나 창업과 회사 성장 스토리를 들어봤다.
박 대표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쳐 오릭스PE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일했다. 기업의 부실을 도려내고, 그 회사가 잘할 수 있는 경쟁력을 찾아내는 일이다. 기업 구조조정 업무에만 7년을 종사했다.
박 대표는 창업자 DNA가 각인된 기업인이다. 1991년 국내 최대 약국 체인인 온누리약국을 선보인 박종화 온누리H&C 대표가 그의 부친이다. 온누리약국은 전국에 가맹점이 2200여 곳에 달한다.
박 대표도 아버지처럼 “천성이 사업가”란 말을 많이 들었다. 그는 대학 3학년 때 첫 번째 창업에 나섰다. 한국처럼 교육열이 높은 베트남에 영어단어 학습기를 팔겠다며 제품 1000개를 들고 하노이로 갔다. 당시 하노이 한인 사회에선 “서울에서 온 얼굴 새까만 대학생이 밥도 굶으며 물건 팔겠다고 다닌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랬던 그가 대학 졸업 후 2019년까지는 창업 본능을 누르고 직장생활에 전념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전성기를 누린 시절이었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에 돈 빌리러 다닐 때 박 대표는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거품은 곧 붕괴할 공산이 크다. 캐시플로(현금흐름)로 슈퍼그로스(초고속 성장) 곡선을 만들 수 있다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겠다.’
때를 기다리던 그는 코로나19 창궐로 많은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로 떨어질 때 자본금 5000만원을 들고 온누리스토어를 창업했다. 처음 내놓은 상품은 여성 전용 핫팩이었다.
제품 품질에 공을 들인 다음 ‘엄알비’ 등 맘카페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내는 방식으로 완판에 성공했다. 온누리스토어의 성공 방정식 중 하나인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마케팅의 첫 사례였다. 이렇게 번 돈을 그는 상품 개발에 재투자했다.
박 대표는 이런 식으로 사업 첫해인 2020년 150억원에서 2021년 300억원, 2022년 520억원으로 매출을 불려 나갔다. 온누리스토어가 판매 중인 브랜드는 20여 개다.
박 대표는 “창업 전 7년간 구조조정 업무를 경험하면서 돈의 무서움을 깨달았다”고 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어려움에 빠지는 이유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때로는 돈이 너무 많아서예요. 외부에서 너무 많은 돈을 수혈받으면 기업가는 도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책임 못 질 일을 벌이게 됩니다.”
박 대표는 헬스·웰니스 업종에서 한국 1등을 꿈꾼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온누리약국 체인과의 연계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합한 옴니채널을 구현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커머스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온누리스토어의 최고경영자(CEO)는 1983년생 박효수 대표(사진)다. 그를 27일 서울 목동 본사에서 만나 창업과 회사 성장 스토리를 들어봤다.
박 대표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쳐 오릭스PE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일했다. 기업의 부실을 도려내고, 그 회사가 잘할 수 있는 경쟁력을 찾아내는 일이다. 기업 구조조정 업무에만 7년을 종사했다.
박 대표는 창업자 DNA가 각인된 기업인이다. 1991년 국내 최대 약국 체인인 온누리약국을 선보인 박종화 온누리H&C 대표가 그의 부친이다. 온누리약국은 전국에 가맹점이 2200여 곳에 달한다.
박 대표도 아버지처럼 “천성이 사업가”란 말을 많이 들었다. 그는 대학 3학년 때 첫 번째 창업에 나섰다. 한국처럼 교육열이 높은 베트남에 영어단어 학습기를 팔겠다며 제품 1000개를 들고 하노이로 갔다. 당시 하노이 한인 사회에선 “서울에서 온 얼굴 새까만 대학생이 밥도 굶으며 물건 팔겠다고 다닌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랬던 그가 대학 졸업 후 2019년까지는 창업 본능을 누르고 직장생활에 전념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전성기를 누린 시절이었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에 돈 빌리러 다닐 때 박 대표는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거품은 곧 붕괴할 공산이 크다. 캐시플로(현금흐름)로 슈퍼그로스(초고속 성장) 곡선을 만들 수 있다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겠다.’
때를 기다리던 그는 코로나19 창궐로 많은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로 떨어질 때 자본금 5000만원을 들고 온누리스토어를 창업했다. 처음 내놓은 상품은 여성 전용 핫팩이었다.
제품 품질에 공을 들인 다음 ‘엄알비’ 등 맘카페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내는 방식으로 완판에 성공했다. 온누리스토어의 성공 방정식 중 하나인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마케팅의 첫 사례였다. 이렇게 번 돈을 그는 상품 개발에 재투자했다.
박 대표는 이런 식으로 사업 첫해인 2020년 150억원에서 2021년 300억원, 2022년 520억원으로 매출을 불려 나갔다. 온누리스토어가 판매 중인 브랜드는 20여 개다.
박 대표는 “창업 전 7년간 구조조정 업무를 경험하면서 돈의 무서움을 깨달았다”고 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어려움에 빠지는 이유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때로는 돈이 너무 많아서예요. 외부에서 너무 많은 돈을 수혈받으면 기업가는 도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책임 못 질 일을 벌이게 됩니다.”
박 대표는 헬스·웰니스 업종에서 한국 1등을 꿈꾼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온누리약국 체인과의 연계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합한 옴니채널을 구현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