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파라다이스, 코로나 이전 실적 회복했지만 여전히 부진…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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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코로나 이전과 달라진 점 살펴보니…
상반기 영업익, 2019년 한해보다 높아

주가 오르내리는 등 변동성 높아
1800억 규모 CB 주가 상승에 부담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전경. /사진=파라다이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전경. /사진=파라다이스
국내 대표 카지노주 파라다이스가 코로나 확산 이전 주가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근 파라다이스의 영업환경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단 평가가 나옵니다. 2017년 'AA'등급이던 파라다이스 신용도는 2021년 코로나 직격탄에 'A-'로 네 단계나 하락했다가 올 들어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아지는 등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죠. 그러나 주가는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전환사채(CB)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물량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단 분석도 나옵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주당 1만444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 직전인 2019년 말 대비 26.8% 떨어진 수준이죠. 파라다이스 주가는 올 들어 변동성이 컸습니다. 연초 중국 리오프닝 수혜 기대감에 1만8000원대까지 치솟았으나 한·중 관계 악화로 지난 7월 장중엔 1만2570까지 추락했죠. 이후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 소식이 전해지면서 1만7000원대를 회복했으나 중국 경기 둔화 이슈로 1만4000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평가된 우량주… 달라진 증권가 눈높이

최근 파라다이스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눈높이가 달라졌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파라다이스 주가와 관련해 저평가된 우량주란 평가가 나옵니다. 우선 파라다이스 실적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파라다이스의 지난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668억원, 73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7.7% 급증,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죠. 실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성과가 있습니다.
[마켓PRO]파라다이스, 코로나 이전 실적 회복했지만 여전히 부진…이유는?
코로나 확산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실적과 비교했을 땐 어떨까요, 당시 파라다이스의 매출액은 4359억원, 영업적자 1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코로나 이전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상반기 영업익은 2019년 한해 달성했던 영업익(518억원)을 크게 웃돌고 있죠.

주력 사업인 카지노 매출 비중도 2019년 상반기(43.1%)와 비슷합니다. 파라다이스는 상반기 카지노에서 벌어들인 매출액만 205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43.9% 비중으로 집계됐습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구조 슬림화, 호텔업 초호황, 카지노 드롭액 회복의 과정을 거치며 리오프닝 섹터 내에서 가장 먼저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면서 "현 주가는 내년 전망 주가수익비율(PER) 18.6배로, 역사적 저점 밴드인데, 중국 관광객 효과 없이 일본 VIP 효과만으로도 전사 드롭액이 코로나 이전 대비 100% 이상으로 회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주가 정체… CB·차입금 등 부담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파라다이스 주가는 정체돼 있습니다. 현재 상환 부담 여전하다는 것과 오버행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2019년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 외형 성장률을 보이던 파라다이스는 복합리조트 투자가 끝나자마자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현금흐름 부족에 내몰렸죠.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히자 카지노 고객의 발길이 끊겼습니다. 결국 인건비, 유지비 등 고정비 비중이 큰 파라다이스는 재무 건전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켓PRO]파라다이스, 코로나 이전 실적 회복했지만 여전히 부진…이유는?
파라다이스는 현금흐름이 경색되자 단기자금을 끌어 쓰기 시작했죠.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2019년 말 773억원에서 2020년 말 1491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당시 현금성 자산도 2216억원에서 40%가량 줄어든 1423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쌓아놓은 현금과 금융기관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버틴 것이죠. 이외에도 2021년 부산호텔 사무동, 2022년 논현동 오피스빌딩을 각각 1500억원과 1000억원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616억원에 불과하나 장기차입금이 5579억원에 달합니다. 이 장기차입금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합니다.

여기에 2021년 8월 발행한 1832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가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표면 이자가 없는 제로(0) 금리 CB죠.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베팅했다는 의미입니다. 최초 전환가액은 1만6819원이었으나 시가 하락으로 전환가격이 1만5066억원으로 조정됐습니다. 현 주가와 비교했을 때 4%가량만 올라도 CB투자자들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죠. CB투자자들은 언제든 주식으로 전환해 장내에서 차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선 파라다이스 주가 전망과 관련해 당장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코로나 확산 당시 회사 운영을 위해 조달했던 대규모 자금은 부담이 된다"면서 "파라다이스 재무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CB 오버행 등의 우려가 일정부분 해소되기까진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