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탈북자 강제북송 저지할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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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탈북자 북송은 비인도적
공개외교로 국제사회에 알려야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前 외교부 북핵대사
공개외교로 국제사회에 알려야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前 외교부 북핵대사
17년 전 압록강 하류 단둥과 위화도에서 출발해 수풍댐과 고구려 유적지 지안, 백두산을 거쳐 두만강 하구 투먼까지 북·중 국경지대 전체를 연이어 답사한 적이 있다. 매년 수천 명의 탈북자 행렬이 이어지던 시절이어서 현지 상황이 매우 궁금했다. 압록강과 두만강 상류는 예상보다 좁고 얕아서 국경을 넘는 것이 어렵지 않아 보였다. 다만 그곳에서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 안전지대인 태국까지 도달하는 것은 엄청난 고난의 길이었다. 대장정 도중에 중국 공안에 체포되면 북한으로 강제 송환돼 가혹한 처벌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요즘은 북·중 국경지대에 탈북을 막기 위한 이중 철조망과 수백 개의 감시초소가 설치됐다. 심지어 압록강 하구에는 전기 철조망까지 설치돼 국경을 넘는 것이 탈북자에게 지고의 어려운 과제가 됐다. 게다가 최근엔 중국 정부도 국경에 별도의 철조망을 설치해 ‘3중 철조망’이 조성됨에 따라 월경이 한층 어려워졌다. 이처럼 국경에 철조망을 설치해 자국민을 가축처럼 가두고 월경하는 국민에게 가차 없이 총질하는 나라는 자칭 ‘인민의 낙원’인 북한밖에 없다. 역사적으로도 봐도 베를린 장벽을 설치한 냉전 시대의 동독이 유일한 선례였다.
탈북 방지 철조망은 북·중 국경에만 있는 게 아니다. 베이징 도심의 한국 대사관과 각국 대사관 울타리 밖에는 2002년부터 높은 철조망이 둘러쳐졌고 공안이 삼엄하게 감시하고 있다. 대사관을 보호하기 위한 게 아니라 탈북자가 망명 목적으로 대사관에 진입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것이다. 동맹국이자 혈맹인 북한을 위해 이런 기발한 방법까지 동원해 인권 유린에 앞장서는 중국을 우리가 가까운 인방으로 두고 있다는 건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다.
중국은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반대에도 비인도적인 탈북자 강제 북송 만행을 계속하고 있다. 2004년과 2009년에는 한국 정부의 강력한 석방 요청이 있었는데도 체포한 탈북 국군포로를 북송했다. 2007년에는 탈북해 한국 영사관의 도움을 받고 있던 국군포로 가족 9명을 체포까지 해서 북으로 보냈다. 그러던 중국이 최근 코로나19 사태 종식으로 북한의 국경 봉쇄가 풀리기 무섭게 체포한 탈북자의 강제 송환을 재개해 이미 600여 명을 송환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외교부 장관이 이 문제와 관련해 강제 북송에 반대하는 입장을 중국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 뜻을 굽힐 중국이 아니다. 그런 노력은 과거에도 수없이 많았으나 성공사례가 없었다. 중국에 대한 ‘조용한 외교’가 20년 이상 실패한 이상, 이젠 이를 공론화해 중국의 야만적 행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압박하는 ‘공개 외교’의 길만 남아 있다. 과거 우리 정부는 2009년 체포된 국군포로의 석방을 중국 측에 수십 차례 요구하고도 실패하자 공개 외교 전환을 검토했다. 그러나 중국을 자극하면 안 된다는 신중론에 밀려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희박하므로 이젠 선택해야 한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대국민 면피 차원의 조용한 외교를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입장 관철을 위해 한·중 갈등을 감수하고 공개적 압박을 가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우리 정부가 탈북자 문제에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자국민 보호에 목숨을 거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상상해 보면 그 답은 자명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북·중 국경지대에 탈북을 막기 위한 이중 철조망과 수백 개의 감시초소가 설치됐다. 심지어 압록강 하구에는 전기 철조망까지 설치돼 국경을 넘는 것이 탈북자에게 지고의 어려운 과제가 됐다. 게다가 최근엔 중국 정부도 국경에 별도의 철조망을 설치해 ‘3중 철조망’이 조성됨에 따라 월경이 한층 어려워졌다. 이처럼 국경에 철조망을 설치해 자국민을 가축처럼 가두고 월경하는 국민에게 가차 없이 총질하는 나라는 자칭 ‘인민의 낙원’인 북한밖에 없다. 역사적으로도 봐도 베를린 장벽을 설치한 냉전 시대의 동독이 유일한 선례였다.
탈북 방지 철조망은 북·중 국경에만 있는 게 아니다. 베이징 도심의 한국 대사관과 각국 대사관 울타리 밖에는 2002년부터 높은 철조망이 둘러쳐졌고 공안이 삼엄하게 감시하고 있다. 대사관을 보호하기 위한 게 아니라 탈북자가 망명 목적으로 대사관에 진입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것이다. 동맹국이자 혈맹인 북한을 위해 이런 기발한 방법까지 동원해 인권 유린에 앞장서는 중국을 우리가 가까운 인방으로 두고 있다는 건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다.
중국은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반대에도 비인도적인 탈북자 강제 북송 만행을 계속하고 있다. 2004년과 2009년에는 한국 정부의 강력한 석방 요청이 있었는데도 체포한 탈북 국군포로를 북송했다. 2007년에는 탈북해 한국 영사관의 도움을 받고 있던 국군포로 가족 9명을 체포까지 해서 북으로 보냈다. 그러던 중국이 최근 코로나19 사태 종식으로 북한의 국경 봉쇄가 풀리기 무섭게 체포한 탈북자의 강제 송환을 재개해 이미 600여 명을 송환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외교부 장관이 이 문제와 관련해 강제 북송에 반대하는 입장을 중국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 뜻을 굽힐 중국이 아니다. 그런 노력은 과거에도 수없이 많았으나 성공사례가 없었다. 중국에 대한 ‘조용한 외교’가 20년 이상 실패한 이상, 이젠 이를 공론화해 중국의 야만적 행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압박하는 ‘공개 외교’의 길만 남아 있다. 과거 우리 정부는 2009년 체포된 국군포로의 석방을 중국 측에 수십 차례 요구하고도 실패하자 공개 외교 전환을 검토했다. 그러나 중국을 자극하면 안 된다는 신중론에 밀려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희박하므로 이젠 선택해야 한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대국민 면피 차원의 조용한 외교를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입장 관철을 위해 한·중 갈등을 감수하고 공개적 압박을 가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우리 정부가 탈북자 문제에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자국민 보호에 목숨을 거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상상해 보면 그 답은 자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