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Xin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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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오른쪽)이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 장관(왼쪽)을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다음달 15~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왕 장관은 중국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미·중 정상회담까지 가는 데 난관이 많을 것이라고 미국을 압박했다.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장관은 전날인 28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애스펀연구소가 워싱턴DC에서 주최한 좌담회에 참석해 “(중국과 미국이)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을 성사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왕 장관은 “‘발리로의 복귀’를 확실하게 하지 않는 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자율주행’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발리로의 복귀’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합의한 사항을 양국이 이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중국 체제 변경을 추구하지 않음 △동맹 강화를 통해 반(反)중국을 추구하지 않음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음 등 이른바 ‘5불(不)’이 포함된다. 다만 왕 장관은 “방미 기간 중 양국은 깊고 건설적이며 실질적인 전략 소통을 했다”며 “중·미 관계 안정과 개선에 관한 긍정적인 신호를 함께 발신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27일 백악관에서 왕 장관을 만나 “미·중은 경쟁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가까운 미래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다시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미·중 정상이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별도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정확한 미·중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추후에 확정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