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누팜 챈더 조지타운대 교수 "AI, 합리적 규제 위해 국제기구서 논의 필요"
“인공지능(AI)에 대한 부적절한 규제는 인권 침해, 후발주자 진입을 막는 ‘사다리 걷어차기’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누팜 챈더 조지타운대 법대 교수(사진)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 규제법이 보편적이고 국제적 기준 없이 파편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AI 규제를 법제화한 국가는 유럽과 중국이 있다. 이들은 적극적인 규제를 통해 AI 시스템에 높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한다.

후발주자인 한국은 강력한 규제보다는 기초적인 업권법(특정 업종에 대한 근거법) 성격의 법안들이 이제 막 발의되고 있다. 지난 2월엔 AI의 개념을 정의하고 관련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AI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해 전체회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챈더 교수는 세계적인 강국들이 AI 규제를 선도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국제사회가 저작권이나 개인정보 등 AI 개발 및 서비스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문제에 대한 ‘공통 원칙’에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 중국이 통과시킨 AI 규제법안, 그리고 미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법안은 모두 규제의 강도나 내용이 제각각”이라며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그 혜택을 모든 소비자가 누리기 위해선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가 원칙을 정하고 감독기구도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AI 규제 후발주자들에는 △중복 규제 회피 △명확한 책임 규명 △범죄 활용 방지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AI는 운전이나 금융투자, 인사관리 등 인간의 기능을 지원하거나 대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도로교통법이나 자본시장법, 노동법 등 기존 법률과 AI 관련 규제가 충돌하거나 차별을 일으키지 않는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