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한 발사체가 발사대에 도착하고 있다.  전라남도 제공
지난 5월 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한 발사체가 발사대에 도착하고 있다. 전라남도 제공
전라남도가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2009년 고흥군에 나로우주센터를 준공한 이후 지난해 6월 누리호 2차 발사와 올 5월 누리호 3차 발사를 잇달아 성공시키면서다. 누리호 3차 발사는 민간기업이 처음으로 발사체 제조에 참여해 실용급 위성을 탑재한 발사로, 대한민국의 우주산업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전라남도는 우주발사체 부품 및 제조기업과 전후방 연관기업을 집적화해 우주산업을 또 하나의 미래 먹거리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고흥 ‘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정

정부는 지난해 12월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을 본격 육성하기 위해 국무총리 주재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고흥군을 ‘우주산업 클러스터(발사체 특화지구)’로 최종 지정했다. 또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 체계 구축을 위해 경남과 대전을 각각 위성 특화지구, 연구·인재 개발 특화지구로 지정하고 동반 상승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특화지구별로 다양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후속 조치로 지난 8월 23일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체제 구축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했다. 우주산업 클러스터 구축에는 내년부터 총 6161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기반 시설 구축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우주산업 클러스터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2031년까지 1조6084억원 투입

전라남도는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에 반영된 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부터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한 기획용역을 추진해왔다. 민간발사장 핵심 인프라 구축과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8개 분야 24개 핵심 과제를 발굴하고 2031년까지 1조6084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주요 사업은 민간발사장 구축,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 등이다. 도는 지난 8월 예타 면제 사업에 포함된 민간발사장 인프라 구축사업에 내년부터 2408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민간 활용 발사장과 추적시설 등의 핵심 시설과 발사체 기술사업화센터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전라남도는 민간 발사장을 고흥에 구축하면 국내 우주 관련 기업의 애로 해소는 물론 국내 상업 발사 서비스 시장이 새로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담 지원센터도 지어 발사체 핵심 구성품 개발 및 사업화 지원, 시험 평가·인증 지원, 기업 애로사항 해결 등 발사체 산업 생태계 조성 역할도 맡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라남도는 우주발사체 부품·제조기업과 전후방 연관기업 집적화를 위해 올 3월부터 172만㎡ 규모의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시행사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2031년까지 3800억원을 들여 우주산업 관련 대기업 및 중견기업을 포함해 100개 이상의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우주 산업 분야 인재 양성

전라남도는 국민의 우주에 대한 관심도와 수용성을 높임과 동시에 관광객 유치를 위해 우주역사관과 우주 체험시설, 우주 발사체 및 위성 등의 성과물 전시를 포함하는 우주발사체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을 추진한다. 연구자와 관광객 등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연수시설(리조트) 유치도 진행하기로 했다. 또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주형 인재 양성을 위해 지역 대학과 공동으로 우주 융합캠퍼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주발사체 클러스터가 차질 없이 조성되면 2조666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조1380억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2만785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라남도는 분석했다.

전라남도와 고흥군은 앞으로 광주~나로우주센터 간 고속도로, 보성(벌교)~고흥을 잇는 철도건설 등 교통 기반 시설을 확충해 우주발사체 클러스터의 접근성을 높이고 정주 여건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우주발사체 클러스터 조성은 국가 우주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지역 균형 발전의 거점이 될 수 있다”며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우주개발 산학연관 혁신 기반 시설을 집적해 전라남도를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무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