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어쩌나"…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美대기업도 '긴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실적 타격 우려
"항공·빅테크 등 4분기 실적 전망에 영향"
방산업체, 무기 생산량 더 늘려야
"항공·빅테크 등 4분기 실적 전망에 영향"
방산업체, 무기 생산량 더 늘려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미국 대기업 4분기 실적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관광 수요 감소, 광고 시장 위축 등으로 여행 업계와 기술기업 등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방산업체들은 무기 생산을 더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27일부터 가자지구를 겨냥한 지상 작전을 본격화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이 사실을 인정했다. 문제는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30일 긴급회의를 소집했으나 군사 행위의 일시 중지 또는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통과될지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건 여행업계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 노선 중단에 따라 4분기 실적이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4분기 주당순이익(EPS)을 1.5~1.8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2.06달러보다 낮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거대한 장거리 네트워크와 국내선 네트워크라는 견고한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의 비극으로 4분기 마진이 일시적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단기적인 위험과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나이티드항공뿐 아니라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등도 상황이 비슷하다. 여행 업계가 위축되면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보잉은 지난 25일 제출한 보고서에서 "현재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이 항공사 외에도 일부 공급업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루즈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크루즈 기업인 로열캐러비언의 제이슨 리버티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실적 발표에서 "4분기 로열캐러비언 수용 인원의 약 1.5%가 이스라엘을 방문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물론 이 승객이 모두 여행을 취소하는 건 아니다. 이에 회사 측은 노선 변경을 통해 승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소셜미디어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중동 전쟁이 발생한 직후 브랜드 중심의 광고 지출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있다"며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놓지 않았다. 스냅 측은 "예측할 수 없는 전쟁의 특성 때문에 이번 분기에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의 수잔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들어 광고 지출이 소폭 감소했으며, 이는 전쟁의 시작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드시 하나의 사건으로 인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비슷하게 지출 감소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급망 차질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기 업체인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존 모리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쟁으로 인한 잠재적 공급망 문제가 예상된다"며 일부 인력 조정에 따른 퇴직금 지출이 늘면서 4분기 영업이익률이 전 분기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중개사 에이온, 의약품 기업 웨스트파마슈티컬 등 기업은 이스라엘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의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네타냐후 정부는 이번 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많은 약 35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현지 기업 고용주들은 부족한 인력 속에서 사업을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방산업체들은 급증하는 무기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군수업체 제너럴다이내믹스는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포탄 생산량을 확대해왔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까지 더해지며 공급을 더 늘려야하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포탄 생산량을 기존 월 1만4000개에서 최대 10만 개까지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보잉 "가자지구 분쟁, 항공사에 영향 미칠 수도"
미 CNBC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인한 불안감이 여행, 광고, 공급망 등 많은 분야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중동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은 이미 전쟁으로 인해 실적 목표를 조정하기 시작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스라엘은 27일부터 가자지구를 겨냥한 지상 작전을 본격화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이 사실을 인정했다. 문제는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30일 긴급회의를 소집했으나 군사 행위의 일시 중지 또는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통과될지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건 여행업계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 노선 중단에 따라 4분기 실적이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4분기 주당순이익(EPS)을 1.5~1.8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2.06달러보다 낮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거대한 장거리 네트워크와 국내선 네트워크라는 견고한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의 비극으로 4분기 마진이 일시적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단기적인 위험과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나이티드항공뿐 아니라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등도 상황이 비슷하다. 여행 업계가 위축되면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보잉은 지난 25일 제출한 보고서에서 "현재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이 항공사 외에도 일부 공급업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루즈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크루즈 기업인 로열캐러비언의 제이슨 리버티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실적 발표에서 "4분기 로열캐러비언 수용 인원의 약 1.5%가 이스라엘을 방문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물론 이 승객이 모두 여행을 취소하는 건 아니다. 이에 회사 측은 노선 변경을 통해 승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광고 지출 감소…빅테크 긴장
빅테크 기업들은 이번 전쟁으로 인해 인력, 광고, 공급망 측면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많은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곳으로 우수한 인력이 밀집된 나라기도 하다.미국 소셜미디어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중동 전쟁이 발생한 직후 브랜드 중심의 광고 지출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있다"며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놓지 않았다. 스냅 측은 "예측할 수 없는 전쟁의 특성 때문에 이번 분기에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의 수잔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들어 광고 지출이 소폭 감소했으며, 이는 전쟁의 시작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드시 하나의 사건으로 인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비슷하게 지출 감소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급망 차질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기 업체인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존 모리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쟁으로 인한 잠재적 공급망 문제가 예상된다"며 일부 인력 조정에 따른 퇴직금 지출이 늘면서 4분기 영업이익률이 전 분기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중개사 에이온, 의약품 기업 웨스트파마슈티컬 등 기업은 이스라엘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의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네타냐후 정부는 이번 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많은 약 35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현지 기업 고용주들은 부족한 인력 속에서 사업을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방산업체들은 급증하는 무기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군수업체 제너럴다이내믹스는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포탄 생산량을 확대해왔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까지 더해지며 공급을 더 늘려야하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포탄 생산량을 기존 월 1만4000개에서 최대 10만 개까지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