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년 로미오 어디갔어? 꽃중년이 된, 미친 연기파 디카프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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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이하늘의 롱테이크
청춘의 아이콘이었던 디카프리오
'미소년'에서 '미중년'으로 변신
'플라워 킬링 문'에서 메소드 연기
청춘의 아이콘이었던 디카프리오
'미소년'에서 '미중년'으로 변신
'플라워 킬링 문'에서 메소드 연기
![영화 '타이타닉' 스틸컷 (사진제공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928587.1.jpg)
1974년생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1990년 텔레비전 드라마 '페어런트 후드'에 출연하며 경력을 시작했고, 스크린 데뷔는 1991년 영화 '크리터스 3'로 시작했다.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1993)에 만 18세의 나이에 그레이프 가문의 셋째 지적장애를 지닌 어니 그레이프 역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영화의 명장면은 아이처럼 순수한 미소와 어눌한 말투의 그레이프가 엄마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자각한 이후, 부정하면서 울부짖는 장면. 이는 아역 배우가 아닌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 각인시키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 스틸컷 (사진=IMDB)](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928586.1.jpg)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스틸컷](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928585.1.jpg)
특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바로 '타이타닉'(1997)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포커판에서 우연히 타이타닉호 티켓을 구해 배에 승선하게 되는 화가 잭을 연기했다. 배 위에서 로즈(케이트 윈슬렛)를 만나 첫 눈에 반하지만, 안타깝게도 로즈에게는 이미 재력의 약혼남이 있다.
잭은 "지금은 타이타닉에 살죠. 그다음은 하늘이 정해줍니다. 타이타닉의 표는 아주 운 좋게 포커 게임에서 땄죠"라며 가난한 처지에도 꺾이지 않고 단단한 심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상대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눈빛과 나긋한 목소리, 낭만적인 모습은 소년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과정 같기도 하다. 20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타이타닉'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얼굴이 잊히지 않는 까닭도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타이타닉' 속 세기의 명장면인 타이타닉호의 갑판에서 "I’m flying"이라며 두 손을 뻗은 로즈를 뒤편에서 안은 잭의 모습이다.
![영화 '타이타닉' 스틸컷](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928584.1.jpg)
![영화 '타이타닉' 스틸컷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928583.1.jpg)
가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리즈 시절'을 그리워하는 팬들도 있을 테다. 그러나 그의 연기 인생은 아직도 '리즈'를 갱신 중이다. 홍콩영화 '무간도'(2003)를 리메이크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디파티드'(2006)에서 아일랜드계 마피아 조직에 잠입한 경찰 빌리 코스티건 역을 맡았고, 그는 조직 안에 스며들면서 경찰로서의 판단과 윤리가 흐릿해지는 경계를 마주하는 빌리를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이미 원작이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캐릭터를 연기한 양조위의 이미지를 뛰어넘기 쉽지 않았을 테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열정 넘치던 경찰에서 조직 잠입 이후 타락해가는 단계별 묘사를 세밀하게 그려냈다.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성향과 경찰이라는 신분과 자신 사이의 괴리를 느끼는 빌리의 심정은 기존에 '미소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서는 보지 못한 색다름이었다.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스틸컷](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928581.1.jpg)
영화 '레볼루셔너리 도시'의 1950년대 교외 지역에서 남편 프랭크 윌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에이프릴 윌러(케이트 윈슬렛)은 서로 같은 집에 있지만 다른 꿈을 꾼다. 프랑스로 향해 결혼하기 전처럼 낭만적인 삶을 살기를 원하는 에이프릴과 쳇바퀴 같이 굴러가는 삶과 승진 기회를 놓칠 수 없는 남편 프랭크가 바라보는 세상은 정반대다. 같은 목표로 나아간다고 믿었건만. 사사건건 부딪치는 부부는 오프닝부터 자동차를 갓길에 세워두고 말다툼하거나 침묵을 지키기도 한다.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가 결혼한다면, 이렇게 되나'라는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으며, 더욱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현실과 타협하는 미묘한 지점들은 그가 왜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를 입증했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 스틸컷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928580.1.jpg)
![영화 '레버넌트' 스틸컷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928579.1.jpg)
살을 에리는 무서운 추위와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휴 글래스의 삶을 향한 갈망은 156분가량의 러닝타임 내내 전개된다. 마치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고통이 전달되는 것만 같은 착각마저 안겨준다. 무엇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덥수룩하게 기른 머리카락과 턱수염을 기른 모습은 동물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아들 휴를 죽인 동료 존 피츠 제럴드(톰 하디)를 쫓으며 복수의 칼날을 간 아버지의 독기는 압도적이다.
![영화 '플라워 킬링 문'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928578.1.jpg)
현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명실상부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 '리즈 시절'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그리워하는 이들도 많지만, 지금의 모습 역시도 '리즈'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외모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나씩 일궈나가는 성실함이 지금의 레오나르도를 만든 것이 아닐까. '미중년'을 넘어 '미노년'으로 향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앞으로는 어떨까.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