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되기 위해 대대적인 대시민 공론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북부, 남도에 편입되는 안 모두를 반대하는 김포시가 편입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걸림돌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 정치인과 김포시장에게서 먼저 나온 이슈라는 점에서 논란이 크지만, 시가 '시민의 동의 하에' 서울 편입을 주장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30일 김포시에 따르면 시는 다음 달 중 주민들과 관계기관 등을 대상으로 서울 편입과 관련한 대시민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포시는 다음 달 중 지방자치와 행정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서울 편입의 정당성을 다루는 토론회도 개최하기로 했다. 김포를 지역구로 둔 경기도의회 의원과 김포시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도 열기로 했다. 시민들이 서울 편입, 경기북도 편입, 경기도 존치 중 어떤 방안을 선호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여론조사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시의 이 같은 주장은 김동연 경기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관련 절차를 본격화하는 와중에 나왔다. 김포에서는 1963년 양동면과 양서면이 서울시로 편입돼 각각 양천구와 강서구에 포함됐다.

1975년에는 오정면이 부천시로, 1989∼1995년 계양면·검단면이 인천시로 편입되는 등 김포시가 다른 지역으로 편입된 전례가 있다는 게 김포시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불을 지피는 건 지난 7월 경북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된 사례다. 군위군은 대구 국제공항을 받아가는 '반대급부' 형식으로 대구시 편입을 추진했고, 경북도 등의 동의도 받아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경기도가 추진하는 분도가 실현되면 김포는 남도와 북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외딴섬'이 될 것이라는 점을 주장해왔다.

김포시가 경기북도에 포함된다면 한강 이북의 다른 시군들과 같은 행정구역이 된다. 김 시장은 북부와 김포시는 '다른 생활권'이라고 주장하지만, 한강다리가 놓이기 전에도 나루터를 통해 고양과 생활권을 함께해왔고 지금도 김포와 고양 간의 인접도가 상당하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김포시를 '경기남도'로 분류해도 애매하긴 마찬가지다. 과거 김포시 터였던 인천 계양구 지역과 분절돼있기 때문이다.

김포 주민들은 '서울시민이 될 수 있다'면서 서울 편입 주장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김포시가 서울의 자치구가 될 경우 현재 경기도의 지방자치단체로서 누릴 수 있는 각종 권한에 제약이 생긴다. 서울시·경기도·김포시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거나 주민투표를 통과해야 하는 데 본격 추진하기엔 동력을 얻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주민투표나 지자체 의회 동의를 거치더라도 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포시의 시장 직속 70비전전략실은 지난 7월 주민투표를 거치지 않고 대구광역시의회, 경상북도의회, 군위군의회가 합심해 관할구역 변경 계획을 수립한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사례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김포시가 서울시 26번째 자치구인 '김포구'가 된다면 읍, 면을 동 단위로 바꾸는 등 하부 행정구역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지방교부세와 지방세 등 세재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배강민 더불어민주당 김포시의원은 "서울시 편입에 따라 '김포구'가 된다면 시군에 비해 자치권이 축소돼, 도시계획 입안, 결정 등 도시계획 관련 사무를 서울시장의 권한 중 일부를 조례로 위임받아 수행하게 된다"며 "도시발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김대훈/최해련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