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일자리 낙관·많은 저축·소비관 변화 등 5가지 소개
저축액 감소와 장기 금리 상승 등 경기 위축 신호도
전문가 전망 비웃듯 소비 멈추지 않는 미국인들…이유는?
미국인들은 높은 물가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을 콘서트장이나 영화관에 데려가고 값비싼 여행을 주저 없이 예약하고 있다.

또 자동차를 사거나 주거비용과 외식비도 충분히 감당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전망을 했으나 이런 강한 지출로 인해 곤욕을 치러야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은 이런 소비 추세를 멈출 수 없을 것이라며 다섯 가지 이유를 소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경제 위축을 예상하기도 한다며, 미국인들의 높은 소비 습관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징후가 있다고도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일부의 경기 위축 경고에도 올해 기대 이상의 지출을 주도한 여러 요인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우선, 미국인들은 일자리 전망과 급여에 낙관적이다.

고용주들은 빠른 속도로 급여를 올리고 있고, 실업률은 여전히 역사적 최저치에 가깝다.

지난 8월 구인 건수는 구직에 나선 실업자 수를 300만 명 이상 초과했다.

9월 임금 상승률은 4.2%로 견고해 인플레이션 3.7%를 앞섰다.

두 번째로는 낮은 모기지 금리 혜택을 보는 국민이 많다.

주거 비용은 2021년 이후 계속 높아져 30년 고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8%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많은 이가 여전히 낮은 모기지 금리를 누리고 여분의 현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팬데믹 시작 이후부터 올해 2분기까지 미국인들은 가계 자산을 활용해 총 2천800억 달러(378조원)를 벌었고 재융자를 통해 약 1천200억 달러(162조원)를 절약했다.

퍼스트 아메리칸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플레밍은 모기지 주택의 약 90%는 이율이 6% 미만이라고 추정했다.

또 연방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약 3분의 2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세 번째로, 팬데믹은 저축할 기회를 줬으며 많은 사람이 여전히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은 추정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2021년 8월까지 팬데믹 이전 추세보다 더 많은 2조 달러(2천703조원) 이상의 저축을 했다.

팬데믹 때 모아뒀다가 남은 저축액 추정치는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1천900억 달러(257조원)에서부터 컨설팅업체 RSM이 보는 4천억~1조3천억 달러(540조~1천757조원)에 이른다.

네 번째로는, 여유 있을 때 사 두자는 소비 행태가 퍼지고 있다.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경제 전망과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또 사람들은 자기 돈이 너무 빨리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고 느껴서 지금 그것을 사용하고 싶어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팬데믹을 거치면서 30~40대 등은 또래가 사망하는 것을 지켜본 후 지출에 대한 접근법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이전에는 지출에 신중하게 접근했으나 이제는 돈을 더 적게 벌더라도 자기만의 시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임원 교육 사업을 하는 42세의 어맨다 밀러 리틀존은 WSJ에 "하루 종일 고객을 위해 일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들을 위해 밤새워 일하는 사람, 그 이상이 되고 싶다"며 그러나 현실에서는 "나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소비 습관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징후도 여럿 있다.

금융정보업체 뱅크레이트(Bankrate)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약 60%는 올해 비상시 저축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또 상무부는 미국인들이 9월에 소득의 3.4%를 저축했는데 이는 2019년 가을에 저축한 비율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주택과 자동차를 사거나 대출에 더 큰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장기 금리는 이제 미국인들의 현 소비 행태를 위축시키는 지점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