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형 전시장 라이트룸 서울 개관전…전시 기획에 호크니 참여
바닥까지 5면 스크린에 펼쳐지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몰입형 전시 콘텐츠를 선보이는 공간인 라이트룸 서울이 다음달 1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문을 연다.

로보트 태권브이 테마 박물관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라이트룸 서울은 개관과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86)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미디어 아트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는 올해 2월 영국 런던에서 개관한 라이트룸 런던에서 열렸던 전시를 국내로 들여온 것이다.

가로 18.5m, 세로 26m, 높이 12m 규모의 전시장은 20여개의 프로젝터와 1천여개의 스피커를 갖춘 전시장은 바닥까지 5개 면을 한꺼번에 스크린으로 사용해 마치 관객이 호크니의 그림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시는 사방을 둘러싼 스크린을 통해 움직이는 작품 이미지를 보여주는 이른바 '몰입형(이머시브) 전시'를 표방한다.

그러나 움직이는 이미지 외에도 사진,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호크니의 작업 세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둬 제주 '빛의 벙커'나 '아르떼뮤지엄' 같은 다른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와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바닥까지 5면 스크린에 펼쳐지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빈센트 반 고흐나 폴 세잔 등 고전 거장의 작품을 재구성한 다른 몰입형 전시와는 달리 생존 작가인 호크니가 전시 기획에 참여한 것도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호크니는 내레이션도 맡아 자신의 작업 방식과 의도를 직접 설명해 준다.

전시는 '원근법 수업', '호크니, 무대를 그리다', '도로와 보도', '카메라로 드린 드로잉', '수영장', '가까이서 바라보기' 등 6개 주제로 50여분간 풍경화와 사진 콜라주, 무대 디자인 등 다채로운 호크니의 작업 세계를 소개한다.

호크니는 '원근법 수업' 부분에서는 피렌체 대성당의 돔으로 유명한 르네상스 건축가 브루넬리스키를 언급하며 원근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카메라로 그린 드로잉'에서는 사진 콜라주 작업을 어떻게 하게 됐는지도 설명한다.

호크니가 2010년부터 시작한 아이패드 드로잉 작업 모습도 볼 수 있다.

바닥까지 5면 스크린에 펼쳐지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리처드 슬래니 라이트룸 런던 최고경영자(CEO)는 30일 미디어 프리뷰에서 "4년 전 호크니에게 전시를 제안했고 그는 기술 융합 아이디어에 매료됐다"며 "이번 전시는 이후 3년간 호크니와의 협업을 통해 이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1월1일부터 내년 5월31일까지. 유료 관람.
라이트룸 서울은 갤러리 현대의 도형태 대표와 구준회 알타바 그룹 대표가 공동 창업한 에트나컴퍼니가 라이트룸 런던과 국내 독점 콘텐츠 지적재산권(IP) 계약을 맺고 운영한다.

바닥까지 5면 스크린에 펼쳐지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