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골드라인 살펴보는 김기현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30일 경기 김포한강차량기지를 찾아 신형 김포 골드라인 전철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김포골드라인 살펴보는 김기현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30일 경기 김포한강차량기지를 찾아 신형 김포 골드라인 전철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지도부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띄운 ‘영남 중진 험지 출마론’에 즉답을 피했다. 대신 일부 영남 지역 의원이 인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영남권 스타 중진들이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는 인 위원장의 입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혁신위원회에서 아직 제안해 온 바가 없다”며 “제안을 정식으로 해오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혁신위가 이제 시작했으니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여러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니 좀 지켜보고 당의 입장에서 대표와 상의해 발언할 게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쌀에 물을 부어 불을 지펴 열을 가해 끓는 과정이 있어야 따뜻한 밥이 나온다”며 “그런 과정이라고 이해한다”고 했다. 영남권 중진의 험지 출마를 논의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5·18 묘역서 무릎 꿇은 인요한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광주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행방불명자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 5·18 묘역서 무릎 꿇은 인요한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광주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행방불명자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권 의원들은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 위원장을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김용판 의원은 “오늘 의총에서 제가 공개 발언하며 인 위원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며 “(인 위원장은) 대구·경북 시·도민들을 잡아놓은 고기 취급했다”고 말했다. 부산 사하을의 조경태 의원(5선)도 “수도권만 험지라는 인식은 맞지 않다”며 “영남지역, 특히 PK(부산·경남)지역에도 험지가 있는데 이런 걸 전체적으로 보는 눈들이 좀 약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지도부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결단이 조만간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김 대표는 선당후사, 당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많은 정치인”이라며 “마지막 순간에 본인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지는 고독한 김 대표의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국민을 위해 모든 걸 이행해 나갈 의지가 있는 정치인”이라고 덧붙였다.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인 위원장은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인 위원장은 이날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험지 출마 대상의) 이름을 거명한 적이 없다”며 “정확하게는 경남·북의 훌륭한 의원들이 경쟁력이 있으면 서울에 와서 도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는 혁신위 첫 공개 외부 일정으로 광주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