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업 자금조달 환경 악화…AA급 우량채도 잇단 '오버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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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GS파워 등 수요예측
'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 예상
고금리·중동 리스크 등 영향
기업 유동성 관리 적극 나서야
'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 예상
고금리·중동 리스크 등 영향
기업 유동성 관리 적극 나서야
신용등급 AA급 이상인 우량 기업이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들이 매긴 금리의 평균)보다 높은 금리에 회사채를 찍는 ‘오버 발행’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기업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3일 3년 만기 600억원, 5년 만기 600억원 등 총 12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열었다. 3년 만기에 2450억원, 5년 만기에 2600억원 등 총 5050억원어치의 주문을 확보했다.
회사채 발행 목표 물량을 모두 채웠지만 발행 금리는 다소 높은 수준으로 매겨질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의 민평금리 대비 0.08~0.12%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책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SK브로드밴드는 당초 희망 금리로 민평금리에 -0.3~0.3%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다.
10월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중 연합자산관리(AA), 한국투자증권(AA), GS파워(AA) 등도 오버 발행을 피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AA급 우량 기업들은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편이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기관들이 AA급 회사채 투자를 위해 민평금리보다 낮게 매수 주문을 넣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AA급 우량채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우량채로 분류되는 AAA급 기업들도 금리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SK텔레콤(AAA)은 지난 11일 열린 3·5·7·10년 만기 회사채 가운데 3년 만기와 5년 만기는 민평금리 대비 오버 발행으로 마무리했다.
업계는 국채금리 변동성 확대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겹치면서 기업 자금 조달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에 따른 은행채 급증과 랩·신탁 수요 축소 등도 회사채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말까지 기업들의 차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른 크레디트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회사채 시장도 고금리와 경기 부진 등으로 조달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며 “지금은 유동성 관리를 우선순위에 둬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3일 3년 만기 600억원, 5년 만기 600억원 등 총 12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열었다. 3년 만기에 2450억원, 5년 만기에 2600억원 등 총 5050억원어치의 주문을 확보했다.
회사채 발행 목표 물량을 모두 채웠지만 발행 금리는 다소 높은 수준으로 매겨질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의 민평금리 대비 0.08~0.12%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책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SK브로드밴드는 당초 희망 금리로 민평금리에 -0.3~0.3%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다.
10월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중 연합자산관리(AA), 한국투자증권(AA), GS파워(AA) 등도 오버 발행을 피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AA급 우량 기업들은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편이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기관들이 AA급 회사채 투자를 위해 민평금리보다 낮게 매수 주문을 넣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AA급 우량채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우량채로 분류되는 AAA급 기업들도 금리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SK텔레콤(AAA)은 지난 11일 열린 3·5·7·10년 만기 회사채 가운데 3년 만기와 5년 만기는 민평금리 대비 오버 발행으로 마무리했다.
업계는 국채금리 변동성 확대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겹치면서 기업 자금 조달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에 따른 은행채 급증과 랩·신탁 수요 축소 등도 회사채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말까지 기업들의 차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른 크레디트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회사채 시장도 고금리와 경기 부진 등으로 조달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며 “지금은 유동성 관리를 우선순위에 둬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