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이스라엘 드론에 허 찔린 헤즈볼라도 장기전 준비"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확전을 자제하며 장기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헤즈볼라 사정을 잘 아는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뒤 3주 만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헤즈볼라 전사 4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는 2006년 이스라엘과의 전면전 당시 발생한 사망자(263명)의 5분의 1에 육박한다.

로이터는 사망자 대부분이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발생했다면서 헤즈볼라가 그동안 숨겨온 지대공 미사일을 처음 사용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소식통은 헤즈볼라도 전투원 확보를 위해 '순교자'를 줄이겠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지대공 미사일 사용은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지난 29일 지대공 미사일로 이스라엘 드론을 격추했다고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드론 격추 주장을 아직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전날인 28일 자국 드론을 겨냥한 헤즈볼라의 지대공 미사일을 저지했으며 발사 장소를 타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소식통들은 헤즈볼라가 그동안 전면전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실제 공격은 국경 지역에 국한됐다면서 현재까지는 헤즈볼라가 확전을 원치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레바논 내에서 활동하는 하마스와 레바논 수니파 무장단체가 이스라엘 남부를 향해 로켓을 발사했지만, 헤즈볼라는 그동안 카츄샤 로켓 등 장기리 타격 능력이 있는 무기는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휴대용 대전차유도미사일인 코넷 등과 같은 단거리 무기로 국경 지역 내 목표만을 공격해왔다.

헤즈볼라의 인명 피해가 커진 것도 가시적인 목표만을 노리면서 헤즈볼라 전사들이 이스라엘군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스라엘도 헤즈볼라의 공격에 맞대응하고 있지만 역시 확전은 피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의 강력한 군사력과 가자지구 공격으로 헤즈볼라의 활동도 억제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헤즈볼라와 맞서고 있는 북부 국경지대를 지금처럼 유지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