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사회서 찬반 팽팽…'대한항공 자문' 로펌소속 사외이사 표 유효성 등 논란
아시아나 "사외이사 이해상충 문제 없어…사내이사 사임 압박 사실무근"
대한항공, 전날 시정조치안 제출 승인…아시아나항공 재무 지원 계획
아시아나 이사회 모레 재개할듯…'화물 매각'안 EU 제출 연기(종합2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지난 30일 화물사업 매각과 관련해 결론을 내지 못한 가운데 늦어도 내달 2일 회의를 재개할 예정인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7시간여에 걸쳐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검토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시정조치안의 골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분리 매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 전 임직원의 안정적 고용 보장과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모든 안건에 대해 토의를 거쳤다"며 "특히 화물사업부 매각이 포함된 시정조치안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는 물론 아시아나항공 임원 및 노동조합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공유하는 등 다각도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이사회는 일부 이사들 간 이해충돌 이슈 등에 대한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안건 의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잠시 정회된 것"이라며 "이사들의 일정을 조율해 11월 초에 정회된 이사회를 다시 열고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정확한 재개 날짜는 밝히지 않았으나,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하는 일정 등을 고려하면 내달 2일 오전까지는 회의를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 이사회 모레 재개할듯…'화물 매각'안 EU 제출 연기(종합2보)
전날 이사회에서는 화물사업 매각에 찬성하는 측과 매각 시 배임 가능성을 우려해 반대하는 측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중 한 명인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행사할 표의 유효성 문제도 지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양사의 합병과 관련해 대한항공 측에 법률 자문을 해 왔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 3월) 사외이사 임명 전 법무법인에서 적격 여부를 확인했다"며 "또 화물사업 매각이 포함된 시정조치안에 대해서도 법무법인 의견을 통해 사외이사 이해상충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는데, 관련 논란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화물사업 매각에 반대 입장을 보여온 사내이사 진광호 안전·보안실장(전무)이 이사회 직전에 전격 사의를 표한 데 대해서는 "일신상의 이유로 이사회 전에 사임계를 제출한 것으로, 일각에서 얘기하는 '사임 압박'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 이사회 모레 재개할듯…'화물 매각'안 EU 제출 연기(종합2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결정이 지연된 데 따라 대한항공 시정조치안의 EU 집행위 제출 역시 미뤄지게 됐다.

EU 집행위가 대한항공에 요구한 시정조치안 제출 마감 시한은 이날까지다.

시차를 고려하면 대한항공은 늦어도 한국시간으로 내달 1일 오전 8시까지는 시정조치안을 EU 집행위에 보내야 한다.

다만 대한항공은 기한 연장 신청을 하면 이틀 내지 사흘은 제출을 미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조만간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시정조치안 제출과 관련해서는 EU 집행위 측에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 앞서 전날 오전 자체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할 매각과 EU 4개 도시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이관 방안을 포함한 시정조치안 제출을 승인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 안건을 승인하는 즉시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을 내고,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무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대한항공 이사회에서는 7천억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활용해 아시아나항공을 지원하는 방안도 의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이사회에는 조원태·우기홍 대표이사와 유종석 부사장 등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8명 전원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