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의 IT인사이드] 사촌이 폰을 싸게 사면 배가 아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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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IT과학부 기자
![[이승우의 IT인사이드] 사촌이 폰을 싸게 사면 배가 아플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7.24937105.1.jpg)
통신사의 출혈 경쟁을 보다 못한 통신당국이 칼을 빼 들었다. 석 달 뒤인 2012년 크리스마스이브,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 3사에 각각 3주 안팎의 영업정지 처분과 과징금 총 118억9000만원 부과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보조금 상한선(당시 27만원)을 훌쩍 넘긴 데다 번호이동 가입자에게만 더 많은 돈을 준 게 문제가 됐다. 당시 여론은 둘로 나뉘었다. “돈을 많이 쓴 게 문제냐”는 의견도 있었던 반면 “정보에 밝은 일부 소비자만 값싸게 사는 것은 안 된다”는 반론도 있었다.
'출혈 경쟁' 금지하는 단통법
![[이승우의 IT인사이드] 사촌이 폰을 싸게 사면 배가 아플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AA.34942511.1.jpg)
그로부터 다시 9년이 지났다. 단통법은 금액 제한 등 일부 내용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통신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신사들은 법을 준수하기 위해 돈을 덜 쓰기 시작했다. 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은 2014년 8조8220억원에서 지난해 7조9140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조6107억원에서 4조3835억원으로 불어났다.
경쟁 사라진 통신시장 수혜자는
휴대폰 시장은 다자간 경쟁 체제에서 양강 구도로 바뀌었다. 팬택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데 이어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접었다. 국내에서 휴대폰을 판매하는 회사는 사실상 삼성전자와 애플뿐이다. 휴대폰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삼성전자의 현재 최상위 제품인 갤럭시S23울트라의 출고가는 159만9400원이다. 통신업계에선 국내 휴대폰 제조사 간 경쟁이 줄어들면서 이들이 부담했던 보조금 규모도 대폭 감소했다고 주장한다.시계를 돌려 지난 26일, 방통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통신 3사 자회사 알뜰폰에는 단통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국회 지적에 “점검하겠다”고 답했다. “과거에는 영세 사업자가 알뜰폰을 했는데 대규모 사업자가 진입하면서 결합 상품까지 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도 덧붙였다. 단통법 대상을 알뜰폰까지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알뜰폰은 값싼 요금제 덕분에 올 8월 기준 18.4%까지 점유율이 높아졌다. 단통법을 적용받은 알뜰폰 시장이 어떻게 될까. 지난 9년을 되돌아보면 생각보다 답이 쉽게 나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