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을 북한 선동으로 일어난 사건으로 인식시킨 사례"
간첩 이창용·손성모, 5·18과 무관…5·18 조사위, 진상규명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근거로 악용된 간첩 이창용·손성모 사건이 5·18과 무관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1일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에 따르면 조사위는 전날 제100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해 진상 규명했다.

5·18 당시 정보당국, 경찰의 수사·재판 기록을 살펴본 조사위는 담당 수사관 대면조사와 이창용의 행적 관련 현지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이창용이 5·18과는 무관하게 단선된 간첩망을 복구하고 지하당 구축 임무를 위해 남파된 사실을 확인했다.

1980년 5월 23일 검거 당시 이창용이 자살 시도 실패 후 혀를 깨물어 혼절하는 등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서울시 경찰국은 이튿날 '광주 시위 선동 남파 간첩'으로 서둘러 발표해 주요 언론에 대서특필하게 했다고 조사위는 전했다.

조사위는 5·18이 북한의 선동으로 일어난 사건인 것처럼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하나의 사례가 됐다고 규정했다.

손성모 사건의 경우 오월 항쟁 기간 그가 머무른 곳이 무등산 증심사가 아니라 전북 남원 서진암이라는 점, 전국 사찰의 정보를 수집했다는 점을 토대로 5·18과 연관이 없다고 판단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오는 12월 26일 활동 종료 전까지 직권 과제에 대한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