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로이터연합뉴스
ECB /로이터연합뉴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여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연료 가격 하락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속적인 긴축 여파로 분석된다. 다만 3분기(7~9월) 유로존 경제는 역성장을 나타냈다.

31일(현지시간) EU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2.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예상치(3.1%)보다 낮은 것은 물론 9월(4.3%)과 비교해 큰 폭으로 둔화됐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10%대를 넘어섰다. 그 이후 ECB의 긴축 정책으로 하락했지만 3%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1년 7월(2.2%)이후 처음이다. 2025년까지 물가상승률이 ECB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특히 부문별로는 에너지 가격이 10월 11.1% 급락해 물가상승폭을 축소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식료품, 주류, 담배 등의 물가 상승률은 9월(8.8%)보다 1.3%포인트 낮아진 7.5%를 기록했다. 10월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9월 4.5%에서 10월 4.2%로 둔화했다. 이는 작년 7월(4.0%) 이후 가장 작은 상승폭이다.

다만 지속적인 긴축 여파에 유로존의 경제성장은 또다시 멈춰섰다. 이날 유로스타트는 3분기(7~9월) 유로존의 경제성장률(GDP)은 -0.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1~3월) -0.1%에서 2분기(4~6월) 0.2%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다시 역성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26일 기준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가 약하지만 물가 압박이 여전히 강하다면서,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기는 올해 연말까지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물가 상승세가 더욱 둔화하면서 가계의 실질소득이 회복되고, 수출수요도 치솟아 추후 경기는 강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