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등에서 보수파 당선…'정치적 타격' 대통령 "모두와 교류할 것"
콜롬비아 지방선거서 핵심지역 우파 승리…좌파 여당 '흔들'
콜롬비아 지방선거에서 좌파 여당이 주요 지방자치단체장 자리를 내주며 참패했다.

3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일간지 엘티엠포와 엘에스펙타도르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콜롬비아 지방선거에서 개표 결과 수도 보고타의 시장으로 카를로스 페르난도 갈란이 당선됐다.

그는 과거 이 나라 악명 높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이끄는 메데인 카르텔에 의해 피살된 우파 지도자 루이스 카를로스 갈란의 아들이다.

이 나라 최대 도시이자 760만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수도 보고타는 인구 5천100만명의 콜롬비아에서 가장 핵심적인 지역이다.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도 상당하다.

갈란 당선인은 앞서 2019년 지방선거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클라우디아 로페스 시장에게 석패했으나, 4년간 절치부심 끝에 내년부터 2028년까지 시정을 책임지게 됐다.

로페스 시장은 보고타 역사상 첫 여성 시장이다.

32개 주지사 중에는 중도 또는 중도우파 계열 후보가 20여곳에서 당선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다만, 일부 중도 계열 후보가 승리한 지역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자신들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제2의 도시' 메데인을 비롯해 칼리와 바랑키야 등 콜롬비아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주요 지역 시장 역시 우파 또는 중도우파 계열 후보들이 당선됐다.

현지에서는 다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에 대한 심판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해 7월 콜롬비아 역사상 첫 좌파 정부를 출범한 페트로 대통령은 아들을 비롯한 가족의 부패 스캔들, 무장단체와의 평화협정 체결 난항, 마약 밀매업자들에 의한 폭력 사태 급증 등으로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시의원이나 시장 선거에서는 좌파 연합이 선전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대통령으로서 저는 모든 지방자치단체장과 교류할 것"이라고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