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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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빅4 회계감사·컨설팅펌 가운데 하나인 PwC가 컨설팅 부문 수장을 차기 글로벌 회장으로 지명했다. 빅4펌 역사상 회계감사 부문 출신이 아닌 컨설팅 부문 출신 인사가 그룹 전체를 이끌게 된 것은 처음이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PwC 글로벌 이사회는 모하메드 칸데를 차기 글로벌 총괄 회장으로 선임한 사실을 파트너들에게 통보했다. 그가 회장으로 확정되려면 향후 수주에 걸쳐 전 세계 각국 회원사들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 회장인 밥 모리츠는 내년 6월 임기가 만료된다. FT는 "빅4 회계법인이 사상 처음으로 컨설팅 파트너의 손에 넘어가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칸데는 현재 미국 컨설팅 부회장 겸 글로벌 자문 부문 리더를 맡고 있다. 12년 전 PwC가 미국 컨설팅 기업 PRTM를 인수하면서 처음 PwC에 합류했다. 글로벌 회장직을 두고 펼쳐진 PwC의 경쟁 구도는 지난달 팀 라이언 미국지사 수석 파트너가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비롯됐다. 그간 PwC의 관행은 미국지사의 선임 파트너(미국 법인장)가 글로벌 회장직에 오르는 구조였다.

글로벌 회장직은 실질적인 권한보다는 상징성을 갖는 자리다. 각 나라별로 현지 독립 업체들과 느슨한 파트너십 네트워크로 운영된다는 점에서다. 글로벌 회장은 주로 공통 표준을 정립하고, 브랜드를 관리하는 임무를 맡는다.

현재 PwC는 전 세계에서 총 36만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최근 회계연도에서 531억달러 매출을 올렸다. 딜로이트 EY KPMG 등 다른 빅4펌처럼 PwC도 전 세계 대기업의 약 4분의1의 재무제표를 감사하는 업무가 주를 이룬다. 이밖에 인수합병(M&A) 등 컨설팅과 세무자문 등으로 연간 수백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한다.

칸데가 글로벌 회장으로서 맞닥뜨릴 과제가 산적하다. 우선 호주 법인의 정부 스캔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호주 PwC는 전 파트너가 호주 정부 자문 과정에서 입수한 세제 계획 관련 대외비를 민간 기업 고객사들에 유출한 사건으로 전방위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최근 EY가 추진했다 파트너들의 반발로 철회한 회계·감사 및 컨설팅 분할 계획에 대한 숙제도 있다. EY와 PwC를 비롯한 빅4펌들은 회계·감사 부문과 컨설팅 부문의 이해상충 문제로 인해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다뤄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