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크레디트 확대"…그래서 한 명 낳으면 연금 얼마 더 준단 거죠?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개혁안은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 구체적인 수치가 빠진 '맹탕'이라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에는 주목할 만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인 게 출산에 따른 보상으로 지원되는 이른바 '출산 크레디트' 확대다. 크레디트 제도는 출산이나 군 복무처럼 사회적으로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행동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일정 가입기간을 추가로 산입해주기 때문에 은퇴 후 연금 수령액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저출산시대 ‘출산 크레디트’ 50개월 상한선 없애

출산 크레디트는 출산을 장려하고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보상해준다는 의미에서 2008년 도입됐다. 출산(또는 입양)을 통해 두 명 이상의 자녀를 뒀다면 가입기간을 추가해준다. 자녀가 두 명이면 12개월, 세 명이면 30개월, 네 명이면 48개월이 인정된다. 아이가 다섯 명인 경우엔 50개월까지만 인정된다.

남편도 출산 크레디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에 가입했다면 합의 하에 둘 중 한 명에게 추가 가입기간을 몰아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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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이번 국민연금 개혁안에는 둘째 아이부터 적용되던 출산 크레디트를 첫째 출산 시로 앞당기는 내용이 담겼다. 저출산이 고착화하는 현실을 감안했다. 아이를 한 명도 낳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데 둘째 출산부터 크레디트 혜택을 준다는 게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현행 국민연금법 개정이 이뤄지면 첫째 출산부터 12개월씩 가입기간이 인정될 전망이다. 최대 50개월 상한선도 없앤다는 방침이다.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가입기간이 늘어 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가입기간 인정, 늘그막 연금 청구할 때? 출산하면 바로!

달라지는 점은 또 있다. 기존에는 연금을 청구할 때가 돼서야 가입기간이 인정됐다. 만약 30대에 아이를 낳았다면 최소 30년이 지나서야 출산 크레디트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정부는 제도의 효과를 체감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고려해 인정 시점을 출산 시로 앞당기기로 했다.

그렇다면 아이 한 명 출산시 늘어나는 연금은 얼마나 될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아이 한 명을 낳았을 때 연금 수령 시기에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은 올해 A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3년간 월 평균소득)기준으로 월 3만400원, 연간으로는 36만4800원이다. 연금 산출시 반영되는 A값이 올해 약 286만원인 것을 적용한 금액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입기간을 바로 인정해줘서 출산 크레디트 제도를 체감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라며 "출산에 따른 혜택을 체감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