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이 기대 이하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호실적을 냈고,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코스알엑스(COSRX)의 자회사 편입으로 중국 의존도 역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NH 미래에셋 DB금융 하나 메리츠 한국투자 이베스트 KB 상상인 유안타 등 10개 증권사가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이 18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미래에셋은 기존 대비 목표주가를 4만원 올려 상향 폭도 가장 컸다.

전날 아모레퍼시픽은 증권가 기대에 못 미치는 3분기 실적을 내놨다. 3분기 영업이익은 172억원으로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인 365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오히려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업부 구조조정을 하면서 퇴직금 등 비용이 약 243억원 발생한 영향이다.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415억원으로 컨센서스를 13.6% 웃돌았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내수 유통채널을 구조조정하면서 전반적인 비용 효율이 상승했다”며 “중국 또한 고정비 부담이 상당히 축소되는 등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다”고 했다.

전날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 업체 코스알엑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것도 증권가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9월 코스알엑스 지분 38.4%를 취득했는데 이번에는 54.8%를 추가로 인수하면서 지분율이 93.2%까지 높아졌다.

코스알엑스는 2013년 설립한 스킨케어 화장품 업체다. 북미, 동남아, 유럽 등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최근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 1930억원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 비중이 53.2%, 북미가 32.5%, 유럽이 10.4%를 차지해 해외 지역별 매출 비중도 고른 편이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알엑스는 내년 연간기준 2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 비중이 기존 50%에서 30%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