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 속 관영매체 양국관계 안정 강조…'추가 제재' 반대 의도도
中지원 美부대 '플라잉 타이거' 거론한 中…"협력은 최고 선택"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은 가운데 중국 당국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들이 잇달아 양국 관계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정상회담 개최에 적극적인 미국과 달리 중국은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1일 시평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 지원을 위해 파견된 미군 부대 '플라잉 타이거'(Flying Tiger·중국명 비호대) 대표단의 방중 소식을 전하며 "양국 인민의 생명과 피로 맺어진 깊은 우정을 되새기고 중미 민간 우호를 촉진하는 분명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플라잉 타이거 정신은 미중 관계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전쟁의 시대에는 함께 싸웠고 평화의 시대에는 영원한 동반자가 돼야 한다'는 미국 노병의 말을 언급하며 "중국과 미국은 두 개의 강대국으로서 세계의 평화, 안정, 발전에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고 반드시 상호존중, 평화공존, 상생협력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은 양국 민간 교류를 중시하고 장려한다"며 "미국 정치권도 민의에 부응해 양국 인민의 복지와 세계 평화 발전의 대승적 관점에서 중국과 함께 양국 우호의 새로운 장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전날 사설 격인 종성(鐘聲)에서 "중미 관계는 하락을 멈추고 조속히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도 복귀해야 한다"고 썼다.

인민일보는 "역사와 현실은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이익이고 싸우면 손해라는 것을 거듭 증명했다"며 "협력은 항상 중미 양국에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과 미국은 세계 양대 경제 강대국으로, 경제 규모 비중이 세계의 3분의 1이 넘고 인구는 세계의 4분의 1에 육박하며 양자 무역액은 세계의 5분의 1을 차지한다"며 "두 나라 각자의 성공은 서로에게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고 강조했다.

관영 매체의 연이은 중미 관계 개선 주문은 이달 11∼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추가 경제제재 등 '악재'를 만들지 말라는 촉구로도 읽힌다.

미국은 APEC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APEC 참석 및 미중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26∼28일 방미 마지막 날 싱크탱크 애스펀 연구소 주최 좌담회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며, 자율주행에 맡겨둘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