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이코노믹 클럽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이코노믹 클럽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 중앙은행(Fed)이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연말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매파적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Fed는 2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금리를 유지하는 한편 경제 성장이 꾸준히 유지될 경우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100%에 가깝게 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스, 시티그룹, 도이치방크, 골드만삭스 등 은행들은 만장일치로 '동결'에 표를 던졌다. 금리 향방을 예측하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 Fed워치 역시 금리 동결 가능성을 97.7%, 25bp(bp=0.01%p) 인하 가능성을 2.3%로 보고 있다.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는 만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에 더 관심이 쏠린다. 더군다나 이번 FOMC에서는 점도표(Fed 위원들의 장기 기준금리 전망치)나 실업률·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등 경제 지표도 발표하지 않는다.

안나 웡 등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들은 "Fed는 파월 의장 발언과 성명서를 통해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동결이 (금리)인상 사이클의 최종적인 종결로 이어질지 여부는 향후 몇 달 동안의 노동 및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같은 날 "Fed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Fed 위원들은 지난 9월 FOMC에서 올해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이 최근의 국채금리 상승세를 언급할지도 관심사다. 최근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연 5%대에 육박하며 자본조달 비용을 높이고 있다. 파월 의장이 지난달 19일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금융여건을 긴축시키기 위한 것인데,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긴축적인 금융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도이치방크는 최근의 국채금리 상승이 Fed가 금리를 25bp씩 세 번 올린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Fed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윌리엄 잉글리쉬 예일 경영대학원 교수는 "성명서에서 균형을 맞추려면 경제 활동의 강세와 금융 여건의 긴축을 모두 언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Fed가 시장의 국채금리 상승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는 FOMC 성명서에 새로운 문장을 추가해 향후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같은날 기준금리보다 앞서 발표되는 미 국채 발행 계획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톰 리 펀드스트랫 리서치 책임자는 "우리의 매크로 고객들은 FOMC 회의보다 재무부 분기별 차환 계획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30일 올 4분기 국채를 7760억달러(약 1053조원) 차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7월 말 전망치인 8520억달러에 비해 약 8.9% 줄었다. 남은 변수는 단기·장기 국채의 차환 비율이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 재무부가 단기채 발행 비율을 높일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