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구한 '모세'의 정체…수위 높아지니 '쓰윽'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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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5분경 베네치아 주변 조수 수위는 154cm까지 불어났다. 북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과 만조 시기가 맞물리는 탓에 이 시기 파도는 높아지곤 한다.
모세는 '실험적 전자 기계 모듈'(Modulo Sperimentale Electtromeccanico)의 약자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모세는 홍해를 갈라 이스라엘 백성을 피신시키고 이집트 군의 추격을 따돌렸다고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총 78개의 인공 차단벽으로 이뤄진 모세는 평상시에는 바닷속에 잠겨 있다가, 조수 상승 예보와 경보가 울리면 수면 위로 솟아올라 조수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최대 3m 높이의 조수까지 차단할 수 있어 해일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지출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경제적·사회적 이득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9년 11월 조수가 역사상 높은 187cm까지 치솟아 도시 85% 이상이 물바다가 됐을 당시, 총피해액이 약 10억 유로(약 1조4370억원)에 육박했다. 당시 학교가 문을 닫고 시민들이 고립되는가 하면, 문화유적 등이 물에 잠겨 크게 훼손된 바 있다. 이러한 상습 침해로 겪는 피해보다 막대한 예산 투입이어도 선제 대응이 효과적이라는 진단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2020년부터 가동된 모세는 베네치아를 보호하며 수백만 유로의 피해를 막았고, 시민이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게 해줬다"고 호평했다.
안드레이나 지텔리 전 베네치아 IUAV 건축대 교수는 "매우 강한 바람과 3m 넘는 높은 파도가 치는 극단적인 기후 조건에서 모세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