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 연중 가장 옅지만 11월부터 농도↑…국내외 요인 '복합적' 영향
깊어지는 가을 짙어지는 미세먼지, 이유는?…'대기정체와 서풍'
미세먼지가 짙어지는 때가 찾아왔다.

1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짙었다.

경기 이천시 부발읍은 오전 1시께 초미세먼지 농도가 81㎍/㎥로 '매우 나쁨'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서풍에 국외 미세먼지가 실려 온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제주남쪽해상에 고기압이 자리한 가운데 우리나라 북쪽으로 저기압이 지나가면서 그 사이로 현재 서풍이 주로 분다.

북반구에서는 고기압에서 시계방향으로, 저기압에서는 반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분다.

고기압과 저기압 간 거리가 가까워 서풍의 강도가 센 편이다.

그런데 중국 북부지역 공기 질이 좋지 못하다.

베이징·톈진·허베이 일대엔 대기오염 경보까지 내려졌다.

대기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베이징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 27배인 137㎍/㎥이고 미세먼지(PM10) 농도는 216㎍/㎥에 달한다.

미세먼지가 계속 짙을 것 같지는 않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일 전국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 또는 '보통' 수준이리라 예상한다.

다만 수도권과 강원영서는 오전 중 일시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일 가능성이 있다.

서풍이 강하게 불면서 미세먼지가 유입된 뒤 남아있지는 않는 상황이다.

가을은 우리나라 4계절 중 미세먼지 문제가 제일 덜한 계절이다.

다만 가을에도 미세먼지가 짙은 날이 있으며 특히 11월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짙어지기 시작한다.

재작년과 작년 월별 초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재작년 9월은 8㎍/㎥로 연중 최저였고 10월도 14㎍/㎥에 그쳤으나 11월 들어 23㎍/㎥로 뛰었고 이후 작년 3월까지 20㎍/㎥ 이상을 유지하다가 4월 19㎍/㎥로 내려왔다.

작년 9월부터 올해 봄까지도 이와 비슷한 추세를 나타냈다.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미세먼지가 짙어지는 이유는 우선 날이 쌀쌀해지면서 난방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기상학적으론 '대기가 정체하고 서풍이 부는 일'이 잦아져서다.

가을 우리나라는 대륙고기압과 이동성고기압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는다.

대륙고기압에서 떨어져나와 어느 한 곳에 중심을 두지 않고 이동하는 이동성고기압은 크기가 작아 상층에서 하층으로 부는 하강류가 약하고 이에 이동성고기압 영향권 내에선 대기가 정체한다.

대기가 정체하면 국내에서 발생하거나 국외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축적된다.

물론 이동성고기압은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을은 대기 상층 편서풍 흐름이 원활한 때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이동성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쪽으로 지나거나 저기압이 우리나라 북쪽을 지나면 지상에도 서풍이 분다.

중국 상하이 쪽에 고기압이 자리한 경우에도 서풍이 분다.

서풍은 중국 쪽에서 미세먼지를 싣고 올 때가 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에 중국의 영향이 크긴 하지만 미세먼지가 짙을 때마다 '중국발'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그다지 과학적이지 못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제4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을 포함한 작년 가을·겨울 중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사례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대부분 사례에서 국내 대기 정체와 국외 영향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과학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16년 5~6월 서울 미세먼지를 분석했을 때는 중국 등 국외 요인이 48%, 국내 요인이 5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도 국외 요인과 국내 요인이 '7대 3'이나 '6대 4' 정도의 비율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중국의 영향이 크기는 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내놓은 '2020~2023년 장거리 대기오염물질 분석 결과 보고서'를 보면 백령도 대기환경연구소의 경우 이곳으로 부는 바람 66%가 국외에서 불어왔는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 짙을 땐 국외에서 불어온 바람 비율이 90%까지 높았다.

이에 백령도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경우 대표 원인은 중국 산둥반도나 발해만을 거치는 '서~북서기류'로 분석됐다.

서울 은평구 수도권 대기환경연구소는 국외에서 부는 바람 중 중국 북부~동북 지역을 거쳐오는 바람이 37%를 차지했다.

대기오염물질이 고농도일 땐 이 비율이 56%까지 높았다.

이에 수도권은 중국 '동북부 및 교외' 또는 '동남부 및 서해안 공단지역'에서 바람이 불 때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