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A 부회장님 딴 회사 간다고 소문났어요?"
"우리 사장님 바뀌나요?"

찬바람이 불면 기업은 인사철로 접어든다. 요즘 기업에서 삼삼오오 모이면 인사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사장단 인사는 막내 직원의 업무·보직에도 영향을 미친다.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4대 그룹 가운데 LG와 SK가 가장 먼저 11월 말에 사장단 인사를 진행한다. LG는 이달 말 인사를 앞두고 사장단이 참여하는 사업보고회를 열었다. 올해 실적을 비롯한 성적표를 공개하는 동시에 인사 윤곽도 그려지는 자리다.

2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23일부터 LG트윈타워에서 LG그룹 계열사 경영진이 참여한 가운데 릴레이 사업보고회를 열었다. 한 달 동안 이어지는 사업보고회는 구 회장과 각 계열사 사장단이 얼굴을 맞대고 올해 실적과 목표 달성 여부를 점검하는 자리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자 계열사,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화학 계열사, LG유플러스 등 통신·서비스 계열사들이 순차적으로 사업보고를 한다. 최근 전자 계열사가 사업보고를 마쳤고 화학 계열사들 순서가 돌아왔다.

이번 하반기 사업보고회는 여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그룹 간판 계열사인 LG전자가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조932억원으로 종전 최대치인 2021년(4조58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그룹 야구단인 LG트윈스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것도 밝은 분위기 형성에 도움이 됐다고 그룹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인사는 냉정하다. 지난해에는 부회장단 4명 가운데 3명을 유임하는 등 비교적 소폭의 인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등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LG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복도 통신'이 나오지만 모두 시나리오일 뿐"이라며 "인사는 날 때까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