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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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와 관련한) 데이터는 시작일 뿐”이라며 “(목표금리인) 연 2%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에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처럼 밝혔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등 핵심 물가 지수 상승률이 완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끝내기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충분히 제한적인 정책으로 2% 목표치 달성”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미 국채금리 급등과 관련한 Fed의 입장을 물어보는 질문에 “충분히 제한적인 정책을 통해 연 2% 목표치를 달성하려고 한다”며 “아직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국채금리가 급등했지만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보다 높은 만큼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달 미국 노동부는 9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8월 상승률과 동일하다. 시장 예상치(3.6%)는 소폭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다. 8월 상승률인 0.6%보다 하락했으며 시장 전망치(0.3%)보다는 소폭 높았다.

Fed가 중요시하는 근원 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9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해 8월(4.3%)보다 둔화했다. 전월 대비로는 8월에 이어 0.3% 올랐다.

파월 의장은 국채금리 급등이 Fed의 통화정책 때문만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장기 국채금리 급등했는데 이것이 단순히 정책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정책에 따라서 국채금리가 움직이는 것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단기 금리가 상승한다고 해서 이렇게 국채금리가 올라간다고 생각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와 이에 따른 신용등급 강등 등의 영향이라는 점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이어서 “Fed가 충분한 긴축을 이뤘다고 말할 자신감은 없다”라고도 밝혔다. 앞으로 얼마만큼의 추가적인 정책 긴축이 적당할지, 긴축 정책을 행했을 경우 연 2% 물가상승률을 달성할 수 있을지 향후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는 상당히 탄탄…놀라워”

파월 의장은 미국 경기가 “상당히 탄탄하고, 놀랍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는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경기침체를 상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 조건 즉 차입비용이 올라가면서 소비자와 가계 및 기업의 관련 지출이 커지는 만큼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발전할지 판단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한 통화정책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한 뒤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주택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다만 노동 시장이 워낙 건실한 만큼 앞으로 통화정책이 얼마나 더 효과를 낼지 지켜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미국의 국내총생산은 3분기에 연율 4.9%로 증가해 예상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9월 비농업 고용 증가는 총 33만 6000명으로 월가의 전망치 17만명을 훨씬 앞질렀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