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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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방정부가 대규모 국채를 사용할 인프라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 1조위안(약 184조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키로 한 후속 조치다.

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허베이성은 지난달 29~30일 당국의 특별채권 발행자금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회의를 열고, 수해로 피해를 입은 도로 복구와 재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베이징과 허베이성에서 수십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도로와 교량이 망가지는 피해를 입었다. 헤버이성은 이달 15일까지 프로젝트 승인을 완료한 뒤 연내에 인프라 개선 사업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6월로 잡았다. 이밖에도 허난성, 쓰촨성, 장시성, 푸젠성 등의 지방 정부도 유사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주로 도시 배수 개선, 홍수 예방, 저장 시설 건설 등에 초점을 맞췄다.

지방정부 인프라 개선 사업에 쓰일 1조위안 규모의 특별채권은 지난달 24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승인됐다. 중앙정부는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절반씩 나눠 국채를 발행한 뒤 지방 정부에 자금을 할당할 계획이다. 차입여력이 부족한 지방정부를 대신해 중앙정부가 재정부담을 지기로 한 것이다. 사용처는 자연재해 복구·재건, 홍수 통제·관리 프로젝트, 관개 시설 건설·개조 등 8개 분야 인프라 건설 등으로 한정했다.

중앙정부가 대규모 국채 발행에 나선 것은 지방정부가 인프라 사업에 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각 지방정부는 그동안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지방정부자금조달기구)’를 통해 인프라 사업 비용을 충당해왔는데, 올해 LGFV 총부채가 66조위안(약 1경2000조원)에 달할 정도로 부채 규모가 불어났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 수요 위축에 따른 토지 판매 수익 급감 등의 원인으로 지방정부의 살림살이는 악화일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LGFV 부채를 포함해 지방정부 총부채가 약 23조 달러(약 3경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