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니테라퓨틱스가 자금 상황을 고려해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에 대한 개발 우선순위를 조정했다. 셀트리온과 협업 중인 먹는(경구용)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도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라니테라퓨틱스는 2025년까지 자금 운용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비용 절감 대책을 공개했다.

라니테라퓨틱스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중요도를 고려해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일부 파이프라인의 개발을 포기하거나 보류했다.

파이프라인 중단 1·보류2·지속2

말단비대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옥트레오타이드’ 경구제형인 ’RT-101’은 개발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경구용 ‘유플라이마’ ‘RT-105’ 및 부갑상선기능저하증치료제로 개발하던 경구용 인간부갑상선호르몬(PTH) ‘RT-110’은 자금 상황이 원활해질 때까지 개발을 일시 중단할 예정이다. 유플라이마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다.

경구용 PTH를 골다공증치료제로 개발하는 ‘RT-102’ 및 경구용 ‘우스테키누맙’ RT-111은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지정하고 개발을 지속하기로 했다. RT-111은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의 경구제형이다.

라니테라퓨틱스의 결정으로 셀트리온의 경구용 바이오시밀러 개발 계획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라니테라퓨틱스는 셀트리온과 RT-105 및 RT-111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라니, 인력25% 감원…“셀트리온과 협력 관계는 유지”

라니테라퓨틱스는 주사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약물전달 플랫폼 ‘라니필’을 기반으로 다양한 경구용 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라니필은 정맥 및 피하 주사제형의 단백질 및 항체의약품을 경구용 제제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라니필을 적용한 캡슐은 복용 후 소장에서 분해되도록 설계됐다. 이후 캡슐 안에 있는 녹는 미세바늘(마이크로니들)을 통해 약물 성분이 혈관으로 전달된다.

셀트리온도 항체의약품을 경구제로 전환할 수 있는 라니필에 주목해 바이오시밀러의 새로운 제형에 대한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RT-102는 지난 9월 임상 1상을 호주에서 시작했다. 라니테라퓨틱스는 RT-102의 1분기 주요(톱라인) 결과 발표 시기는 내년 1분기로 예상했다.

탈랏 임란 라니 대표는 “RT-101 프로그램은 중단하고 RT-105 및 RT-110은 적절한 자금 상황에서 계속 개발할 것”이라며 “셀트리온과 체결한 협력관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RT-111의 우선 개발은 기존 전략과 변함이 없으며 임상 진행에도 차질이 없다”며 “라니테라퓨틱스와의 협업 관계는 변함없으며 앞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니테라퓨틱스는 3분기 기준 예비 재무 결과도 공개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보유 현금을 6050만 달러(약 812억원)로 추산했다. 3분기 누적 순손실은 5300만~5500만달러가 될 것으로 봤다.

내년 1분기말까지 25%의 인력을 구조조정하겠다는 구조조정안도 발표했다. 구조조정과 관련한 현금 지출로 올 4분기에 30만달러(약 4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일 16시 55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