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만든 유튜브 동영상은 모두 회사의 것일까?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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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업무상 저작물에 대란 논란이 생기고 있습니다. 대부분 회사에서 만들어진 각종 저작물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냐는 문제죠. 최앤리 법률사무소의 최철민 대표가 관련 법적 이슈를 소개합니다.스타트업에서는 크리에이터인 직원들이 퇴사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근로관계 문제뿐만 아니라 저작권 분쟁도 같이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저작물이라는 것은 보통 본인의 자발적 의사로 저작물을 만드는 경우가 기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발주자나 회사의 요청으로 저작물을 만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 해당 저작권이 누구한테 있느냐로 실제로 다투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업무상 저작물이란?
저작권법에는 '업무상 저작물'이라는 개념이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저작물은 그것을 창작해 낸 사람이 저작자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해당 업무와 관련해서 만든 저작물은 '업무상 저작물'이라고 한다. 회사가 저작자 및 저작권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회사의 디자이너 부서나 영상 부서에서 회사 업무로 저작물을 만들거나 외부 프리랜서지만 구체적인 용역을 받아 만든 것이라면 당시 만든 사람이 아니라 지시한 회사의 저작물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기에 앞서 저작권법이 정한 '업무상 저작물'이 되기 위한 5가지 요건은 다음과 같다.
1. 회사(의뢰인)가 기획해야 한다.
2. 회사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
3. 그 업무상 만드는 저작물이어야 한다.
4. 회사 명의로 공표되어야 한다.
5. (직원이 저작자라는 등) 별다른 특약이 없어야 한다. 이제 실제 판례 사례를 살펴보자.
1. 영업 직원이 회사 홍보 유튜브 영상을 만들었다면?
회사는 자동차 수리 및 디자인 관련 업체다. 직원은 인포(회사 소개 업무 등)를 담당하면서 제품을 소개 및 판매를 하는 근로자였다. 직원은 친구와 유튜브 영상 제작 제안서를 만들어 대표에게 승인을 받았고 영상을 제작했다. 그리고 직원과 친구는 제작비를 별도로 받았다. 그런데 영상팀으로 채용을 해주지 않아서 다투게 됐고 이후 유튜브 영상이 서로 본인 저작물이라고 주장했다. 이 정도 정보만 보면 해당 유튜브 영상은 '업무상 저작물'일까?
관련 판례는 직원과 친구의 저작물로 보았다. 비록 직원이 근로자이기는 하지만 그 본래 업무가 영상 제작 역할이 아니었다는 점이 컸다. 그리고 해당 영상 제작은 근로계약상 근무 시간이 아닌 근무시간 외에 제작했다. 영상에 대한 기획과 구체적인 제작에서도 회사의 관여도는 매우 낮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법원은 비록 직원이 회사의 허락하에 저작물을 만들었지만 업무상 저작물로 보지 않은 것이다. 다만 저작자는 직원과 친구지만 애초에 영상을 회사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하는 것은 허락한 것으로 봤다. 영상을 내리라는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2. 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몬테소리 교재 제작 사건
오래전 사례이지만 업무상 저작물을 판단하는 중요한 판례다. 몬테소리가 제대로 된 교재를 만들기 위해 교재 제작에 재능이 있고 보유한 자료가 많던 A를 직원으로 채용했고 몬테소리 교재 제작을 의뢰했다. 20여 년 이전 일이지만 월급은 꼴랑 50만 원에 학습지 판매 수익의 10%를 제안했다. 해당 교재는 소위 대박(2억~7억)이 났다. 하지만 몬테소리는 해당 직원에게 10% 수익 배분을 하지 않았다. 해당 교재는 업무상 저작물이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좀 맞추기 어려울 수 있겠다. 해당 교재는 '업무상 저작물일까?
판례는 직원의 저작물로 보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업무상 저작물이라고 하기에는 해당 직원에게 준 돈이 충분치 않았다는 것이다. 월급도 겨우 50만 원에 불과했고 교재 제작비도 지원하지 않았다. 계약할 당시에도 10% 저작료를 지급하기로 했었고 무엇보다 출판하면서 해당 직원 이름을 편저자로 하기로 했다. 이런 이유로 몬테소리 교재는 해당 직원이 저작권자로 판결이 났다. 3. '아동문학계의 노벨상' 받은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 사건
프리랜서 백희나 작가와 출판사 한솔수북 간 문제였다. 한때 저작권 업계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이다. 한솔수복은 백 작가가 신인 시절에 아동 그림책 작업을 의뢰하면서 이에 따른 모든 저작권을 회사가 갖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책이 대박이 났다. 백 작가는 캐릭터 저작권만은 앞선 저작권 양도 계약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작가가 캐릭터 저작권자라고 주장하면서 책에서 캐릭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을까?
법원은 캐릭터 저작권도 독자적인 저작권으로 인정됐다. 하지만 그 캐릭터도 종전 저작권 양도에 포함된 것으로 봤다. 만약 캐릭터 저작권이 백작가에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책에서 캐릭터를 삭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계약상 해당 책에서는 사용하도록 계약돼 있기 때문이다. 단지 캐릭터의 2차 저작물 작성에서만 문제가 됐을 것이다.
프리랜서에게 의뢰해 작성한 저작물도 직접 고용 직원이 아닐지라도 업무상 저작물 요건을 갖추면 회사의 저작물이 된다. 즉 회사가 구체적인 저작물의 기획을 하고 작성만 프리랜서에게 의뢰를 했고, 필요한 모든 제작비를 회사가 지원하고 회사 이름으로 공표하기로 약정한 것이라면 업무상 저작물이다. 반면 프리랜서가 본인의 창작성을 크게 발휘해서 만든 것이라면 공동저작물이라고도 주장할 수 있다. 공동저작물로 인정될 경우에는 해당 저작물 이용에 항상 동의가 필요하다.
직원이 만든 것이라고 해서 무조건 회사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업무상 저작물 관련 실제 판례에서는 직원의 손을 들어준 경우가 매우 많다. 따라서 싸우고 나서 직원도 잃고 저작물도 잃지 말고 계약 단계에서부터 업무상 저작물인지 직원의 저작물인지 명확히 밝히고 시작하길 바란다. 최철민 최앤리법률사무소 대표
△연세대 법과대학 졸업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공무원 연금공단 감사관
△창업진흥원 예비·초기창업패키지 법률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