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신형 5시리즈 전기차 i5. BMW코리아 제공.
BMW 신형 5시리즈 전기차 i5. BMW코리아 제공.
BMW코리아가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8년 만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볼륨 모델(판매량이 많은 차량)인 신형 5시리즈를 빠르게 투입하고 전기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SUV)까지 라인업을 다채롭게 가져간 게 효과를 봤다.

2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BMW 판매량은 5만6535대로 수입차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벤츠(5만4353대)보다 2000여대 많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2010년부터는 BMW가, 2016년부터는 벤츠가 1위 자리를 줄곧 지켜왔다. 특히 2018년 BMW 5시리즈 화재 사건 이후에는 벤츠가 E클래스를 앞세워 1위 자리를 공고히 해왔다.

올해 BMW가 판매량에서 벤츠를 앞서는 데는 대표 중형 세단 5시리즈 역할이 크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9월 BMW 5시리즈는 1만6058대가 팔려 벤츠 E클래스(1만5539대)를 앞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E클래스(2만362대)가 5시리즈(1만4414대)보다 5000대 넘게 많이 팔린 것을 감안하면 올해 반전의 1등공신은 5시리즈다.

신형 모델을 재빨리 들여와 상승세를 이어간 것도 주효했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신형 8세대 5시리즈를 전 세계에서 한국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했다. 한국은 5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다. 전 세계 5시리즈 판매량 중 약 20%가 한국에서 팔린다. 지난달에는 5시리즈의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구형 모델 할인율도 높아졌다.

전기차, SUV까지 라인업을 다양하게 내놓은 것도 일조했다. 지난해 BMW의 SUV 차량 판매대수는 3만4000여대로 국내 수입차 업계 SUV 부문 1위였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1만5000여대를 팔았다.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뉴 X5·뉴 X6, 플래그십 모델 뉴 X7, 프리미엄 소형 순수전기 모델인 뉴 iX1, 초고성능 럭셔리 모델인 뉴 XM 등이 출시됐다.

다만 벤츠코리아는 올 연말까지 SUV 신차를 통해 막판 뒤집기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벤츠코리아는 GLC 쿠페 완전변경 모델, GLA, GLB, CLA 등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GLE 쿠페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부분변경 모델이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BMW는 이에 맞서 지난달 나온 신형 5시리즈로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심산. 이번 신형 5시리즈는 가솔린, 디젤 모델뿐만 아니라 5시리즈 중 처음으로 전동화 모델이 출시됐다.

지난해의 경우 BMW는 줄곧 판매량 1위를 유지하다가 연말에 밀리면서 벤츠에 선두 자리를 내준 바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