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씨행'·'삼슼현'만 찾는 학생들…해답은 '백투더 베이직'" [글로벌인재포럼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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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블러 시대, 청년들의 진로와 취업 방향은?
“요즘 학생들은 모두 ‘로씨행(로스쿨, CPA, 행정고시)’이나 의과대학 같은 전문직을 준비합니다. 또한 ‘삼슼현(삼성, SK, 현대차)’이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진로와 취업을 서열화된 간판 시각으로 접근하죠.”
최성욱 서강대 취업지원팀장은 2일 ‘글로벌인재포럼 2023’에서 “본인의 가치관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그저 ‘좋은 직업’을 갖기만 하는 게 과연 행복한 삶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같이 말했다. 1만여명의 학생들 상담 경험이 있는 진로 지도 전문가인 최 팀장은 요즘 대한민국 청년들이 빠르게 바뀌는 외부 환경의 변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감’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첫번째 요인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기술의 발전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AI 등의 공습으로 인해 2027년까지 14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 전망했다. 최 팀장은 학생들로부터 “AI한테 대체되지 않는 직업은 무엇이 있나요?”란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만큼 공포심이 크다는 얘기다. 산업간 경계가 흐릿해지는 ‘빅블러’ 현상도 이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청년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최 팀장은 “학생들이 약 2년간 대면상황의 공백을 겪으며 학생회나 동아리 선배들이 어떻게 진로를 설정하는지 보고 배우는 경험을 잃게 됐다”며 “사람들과의 감정 교감, 부대낌 등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시기에 대거 풀렸던 유동성이 회수되는 과정에서 금융권이나 IT 기반 플랫폼 회사들이 구조조정을 하는 등 취업 문턱이 높아지며 ‘묻지마’ 전문직 선호현상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최 팀장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백투더 베이직’ 식의 진로지도법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이끌어줘야 한다”며 “대면활동을 활성화해 학생들이 다른 사람과 부대껴 보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업도 해보는 등의 경험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누엘 안드레아스 뷔트리히 스위스 연방 직업교육대(SFUVET) 국제협력팀 선임자문위원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통용가능한 역량(transversal competency)’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매일 다른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하거나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하는 등 기존 업무환경이 파괴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비판적 사고나 회복력, 자기관리, 팀워크, 창의성 등 감성적인 측면의 통용가능한 역량 개발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콘스탄티누스 스테르기우 플로리다 활동 청소년협회(OENEF) 부사장은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점점 높아지는데, 정작 기업들은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치는 인력의 미스매칭 현실을 지적했다. 스테르기우 부사장은 “모두가 기업가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역량개발 플랫폼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며 “새로운 사람과 만나 시간압박을 받아가며 과업도 해보고 대중 앞에서 발표도 해보고, 다른 문화권 사람들도 만나보는 등의 경험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인혁/정희원 기자 twopeople@hankyung.com
최성욱 서강대 취업지원팀장은 2일 ‘글로벌인재포럼 2023’에서 “본인의 가치관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그저 ‘좋은 직업’을 갖기만 하는 게 과연 행복한 삶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같이 말했다. 1만여명의 학생들 상담 경험이 있는 진로 지도 전문가인 최 팀장은 요즘 대한민국 청년들이 빠르게 바뀌는 외부 환경의 변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감’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첫번째 요인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기술의 발전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AI 등의 공습으로 인해 2027년까지 14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 전망했다. 최 팀장은 학생들로부터 “AI한테 대체되지 않는 직업은 무엇이 있나요?”란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만큼 공포심이 크다는 얘기다. 산업간 경계가 흐릿해지는 ‘빅블러’ 현상도 이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청년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최 팀장은 “학생들이 약 2년간 대면상황의 공백을 겪으며 학생회나 동아리 선배들이 어떻게 진로를 설정하는지 보고 배우는 경험을 잃게 됐다”며 “사람들과의 감정 교감, 부대낌 등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시기에 대거 풀렸던 유동성이 회수되는 과정에서 금융권이나 IT 기반 플랫폼 회사들이 구조조정을 하는 등 취업 문턱이 높아지며 ‘묻지마’ 전문직 선호현상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최 팀장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백투더 베이직’ 식의 진로지도법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이끌어줘야 한다”며 “대면활동을 활성화해 학생들이 다른 사람과 부대껴 보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업도 해보는 등의 경험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누엘 안드레아스 뷔트리히 스위스 연방 직업교육대(SFUVET) 국제협력팀 선임자문위원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통용가능한 역량(transversal competency)’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매일 다른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하거나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하는 등 기존 업무환경이 파괴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비판적 사고나 회복력, 자기관리, 팀워크, 창의성 등 감성적인 측면의 통용가능한 역량 개발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콘스탄티누스 스테르기우 플로리다 활동 청소년협회(OENEF) 부사장은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점점 높아지는데, 정작 기업들은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치는 인력의 미스매칭 현실을 지적했다. 스테르기우 부사장은 “모두가 기업가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역량개발 플랫폼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며 “새로운 사람과 만나 시간압박을 받아가며 과업도 해보고 대중 앞에서 발표도 해보고, 다른 문화권 사람들도 만나보는 등의 경험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인혁/정희원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