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일 ‘메가시티 서울’ 논의를 위해 당대표 직속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속도전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가 지난달 30일 경기 김포의 서울 편입론을 처음 띄운 지 사흘 만이다. 이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반대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도권 주민 편익 개선 특별위원회’(가칭) 위원장으로 5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구을)을 임명하기로 했다. 통상 재선이나 3선 의원이 맡는 특위 위원장에 5선 중진을 임명하면서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김포의 서울 편입 관련 특별법도 의원 입법 형식으로 발의할 계획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줄 사안인 만큼 여당은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지금처럼 동문서답할 게 아니라 (김포의 서울 편입에) 찬성인지 반대인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는 게 도리”라고 압박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갑자기 전국적 행정 대개혁을 꺼내 논점을 흐리거나 ‘포퓰리즘·국토 갈라치기’라고 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뚜렷한 찬반을 내놓지 않던 민주당은 사실상 ‘반대’로 기울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졸속 김포의 서울 편입안보다 실제로 지금 김포 주민들이 매우 어려움을 느끼는 건 교통 문제”라며 “현실성 없는 행정구역 개편 논의보다는 실질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하철 5호선 연장 문제를 시급히 처리하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국토 균형발전을 강조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 민주당은 여당의 제안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서울집중 대 전국균형’ 구도로 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의 이런 기류 변화에는 김포의 서울 편입론에 대한 전국 여론이 딱히 좋지 않다는 분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가 지난 1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김포 등 서울 근접 중소 도시의 서울 편입’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응답률은 2.8%) 반대가 58.6%로 찬성(31.5%)을 압도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