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박상으로 한 달 만에 등판…PO 3차전서 6이닝 무실점 쾌투
아들 첫 생일에 등판한 kt 고영표, 벼랑 끝에서 팀 살렸다
아들의 첫 생일에 등판한 kt wiz 선발 투수 고영표가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겠다'라는 약속을 지켰다.

고영표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 NC 다이노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kt는 고영표의 호투에 힘입어 NC를 3-0으로 누르고 PO 첫 승을 달성했다.

이날 고영표는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출격했다.

PO 1, 2차전에서 패한 kt는 이날 경기에서 지면 그대로 짐을 싸야 했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고, 고영표의 컨디션엔 물음표가 달려있었다.

고영표는 지난 달 3일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전에서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았다.

부상 부위는 시퍼렇게 멍들었고, 타박상 증세는 어깨까지 번질 정도로 심했다.

더는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태였다.

그는 정규시즌을 조기 종료한 뒤 약 한 달 동안 회복에 전념했다.

고영표는 최근 "이젠 괜찮아졌다"라며 주변을 안심시켰지만, 불안감을 깨끗하게 지우진 못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고민 끝에 고영표를 PO 3차전 선발 투수로 정했다.

PO 3차전이 열리는 11월 2일은 고영표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바로 지난해 11월 2일에 태어난 아들 고차민 군의 첫 생일이었다.

고영표는 아들의 돌잔치를 미루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그는 "꼭 승리해 아들에게 좋은 선물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들 첫 생일에 등판한 kt 고영표, 벼랑 끝에서 팀 살렸다
'차민이 아빠' 고영표는 가족, 동료, 팬들과 약속을 지켰다.

약 한 달 만에 마운드에 선 고영표는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던 NC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는 1회 선두 타자 손아섭과 2번 타자 박민우를 삼진 처리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고, 2회엔 1사 1루에서 오영수, 서호철을 모두 맞혀 잡았다.

2-0으로 앞선 4회엔 박건우, 제이슨 마틴, 권희동 등 3∼5번 중심 타선을 삼자 범퇴로 막아냈다.

주무기 체인지업에 상대 타자들은 연거푸 허공에 배트를 휘둘렀다.

5회엔 1사 1루 위기에서 김형준을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고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형준 역시 이날 생일을 맞았지만, 아들의 생일에 등판한 아빠의 역투에 고개를 숙였다.

고영표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뒤 3-0으로 앞선 7회말 손동현에게 공을 넘겼다.

경기 내내 냉정한 모습으로 공을 던지던 고영표는 팀 승리가 확정되자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