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전몰장병 묘지 찾아 헌화…"전쟁에는 진정한 승자 없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2일(현지시간) 가톨릭 기념일인 '위령의 날'을 맞아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전파했다.

교황청 관영매체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교외에 있는 2차 대전 전몰장병 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미사를 집전했다.

이 묘지에는 2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에서 전사한 영연방 군인 426명의 유해가 묻혀 있다.

교황은 강론에서 "전쟁은 언제나 패배한다.

완전한 승리는 결코 없다"며 "한쪽이 다른 쪽을 이기지만 그 뒤에는 항상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입구에서 전사자들의 나이를 봤는데, 대부분 20∼30대였다.

단절된 삶, 미래가 없는 삶이 여기에 있다"며 "나는 아들이 전사했다는 편지를 받은 부모와 어머니들을 생각한다.

이렇게 단절된 삶에는 많은 눈물이 담겨 있다"고 했다.

교황은 "오늘날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전 세계의 전쟁, 심지어 우리와 가까운 유럽과 그 너머의 전쟁에서 젊은이들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을 중단할 것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종식을 위해 '두 국가 해법'을 촉구해왔다.

두 국가 해법은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해 이스라엘과 평화롭게 공존하게 하는 구상이다.

교황은 또한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반유대주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위령의 날은 '모든 성인의 날'(11월 1일) 이튿날로, 세상을 떠난 모든 신자의 영혼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지정됐다.

베네딕토회 소속 프랑스 클뤼니 수도원에 의해 998년 보편화됐다.

이날 가톨릭교회 사제들은 성탄절과 마찬가지로 세 번의 미사를 바칠 수 있다.

교황은 전통적으로 매년 위령의 날에 특정한 묘지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는 미사를 집전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