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발 용납 안해요"…'생얼'만 출입하는 삼성 공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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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세종사업장 르포
반도체 패키지 기판 생산
"선크림, 틴트 등 안돼"
먼지도 공정 영향 미쳐
지난해 1.2조 매출 올려
반도체 패키지 기판 생산
"선크림, 틴트 등 안돼"
먼지도 공정 영향 미쳐
지난해 1.2조 매출 올려
"화장하신 분은 지워주세요. 선크림, 비비크림, 틴트, 속눈썹 연장, 마스카라 등 모두 안 됩니다. 맨얼굴 부탁드립니다."
'민낯'만 출입을 허가하는 공장이 있다. 지난 2일 방문한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이 대표적이다. 이 공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직원들은 "화장을 지워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곳에서 돌아가는 반도체 기판 설비는 미세한 단위로 조정된다. 인체에서 나오는 작은 먼지조차도 설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세종사업장의 생산동에 들어가려면 여기에 방진복에 모자까지 눌러 써야 했다. 기판 설비는 병원 수술실만큼 깨끗하게 관리된다. 이날 생산동은 기판을 제작하는 설비가 끊임없이 가동했다. 여기서 생산하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와 메인 기판 사이의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반도체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지켜주는 역할도 한다.
반도체 칩은 메인 기판을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메인 기판의 회로 선폭이 반도체보다 4배 이상 넓어서 곧바로 연결할 수 없다. 둘 사이에서 서로를 연결하는 역할을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 한다. 생산동의 공정은 통상 기판에 반도체를 연결하기 위한 회로를 그린다. 이어 기판을 차곡차곡 여러 장 쌓고 이 기판들끼리의 회로를 연결하기 위한 구멍을 뚫는 형태로 진행된다.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은 1991년 세종 명학산업단지 안에 자리를 잡았다. 축구장 24개 면적과 맞먹는 17만5200㎡ 규모다. 공장·지원·복지동 등 12개의 건물에 1855명이 근무 중이다. 세종시에서 가장 고용 인원이 많은 사업장으로 지난해 매출 1조2500억원을 올렸다.
세종사업장에서는 주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두뇌 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용 기판을 생산하고 있다. AP 기판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1위 공장이다.
4개를 운영하는 세종사업장은 반도체 기판 신공장도 구축 중이다. 외부 골조 공사가 한창인 신공장은 2024년 5월에 준공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투입하는 인력을 최소화하는 등 완전 자동화를 추구하는 '스마트팩토리'로 구축된다.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통합 생산이 가능한 설비·인프라, 물류 자동화 생산체제를 적용해 제품 생산 속도를 끌어올리고,
신공장은 중앙처리장치(CPU)와 여러 층으로 쌓은 D램 등을 함께 배치하는 2.5차원(D) 패키징에 적합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생산할 예정이다. 2.5차원(D) 패키징 반도체 기술이 도입되면서 이에 적합한 패키지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 같은 기술 흐름에 맞춰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 세종은 물론 부산사업장, 베트남 생산법인에서도 나란히 반도체 패키지 기판 투자에 나섰다.
삼성전기가 투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패키지기판 시장 규모는 올해 106억달러 (약 14조1100억원)에서 2027년 152억달러(약 20조2400억원)로 연평균 10%씩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선제적 투자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각오다.
세종=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민낯'만 출입을 허가하는 공장이 있다. 지난 2일 방문한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이 대표적이다. 이 공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직원들은 "화장을 지워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곳에서 돌아가는 반도체 기판 설비는 미세한 단위로 조정된다. 인체에서 나오는 작은 먼지조차도 설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세종사업장의 생산동에 들어가려면 여기에 방진복에 모자까지 눌러 써야 했다. 기판 설비는 병원 수술실만큼 깨끗하게 관리된다. 이날 생산동은 기판을 제작하는 설비가 끊임없이 가동했다. 여기서 생산하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와 메인 기판 사이의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반도체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지켜주는 역할도 한다.
반도체 칩은 메인 기판을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메인 기판의 회로 선폭이 반도체보다 4배 이상 넓어서 곧바로 연결할 수 없다. 둘 사이에서 서로를 연결하는 역할을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 한다. 생산동의 공정은 통상 기판에 반도체를 연결하기 위한 회로를 그린다. 이어 기판을 차곡차곡 여러 장 쌓고 이 기판들끼리의 회로를 연결하기 위한 구멍을 뚫는 형태로 진행된다.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은 1991년 세종 명학산업단지 안에 자리를 잡았다. 축구장 24개 면적과 맞먹는 17만5200㎡ 규모다. 공장·지원·복지동 등 12개의 건물에 1855명이 근무 중이다. 세종시에서 가장 고용 인원이 많은 사업장으로 지난해 매출 1조2500억원을 올렸다.
세종사업장에서는 주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두뇌 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용 기판을 생산하고 있다. AP 기판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1위 공장이다.
4개를 운영하는 세종사업장은 반도체 기판 신공장도 구축 중이다. 외부 골조 공사가 한창인 신공장은 2024년 5월에 준공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투입하는 인력을 최소화하는 등 완전 자동화를 추구하는 '스마트팩토리'로 구축된다.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통합 생산이 가능한 설비·인프라, 물류 자동화 생산체제를 적용해 제품 생산 속도를 끌어올리고,
신공장은 중앙처리장치(CPU)와 여러 층으로 쌓은 D램 등을 함께 배치하는 2.5차원(D) 패키징에 적합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생산할 예정이다. 2.5차원(D) 패키징 반도체 기술이 도입되면서 이에 적합한 패키지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 같은 기술 흐름에 맞춰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 세종은 물론 부산사업장, 베트남 생산법인에서도 나란히 반도체 패키지 기판 투자에 나섰다.
삼성전기가 투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패키지기판 시장 규모는 올해 106억달러 (약 14조1100억원)에서 2027년 152억달러(약 20조2400억원)로 연평균 10%씩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선제적 투자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각오다.
세종=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