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팀 "초식동물이 초목량 89% 감소시켜…포식자 도입 등 관리 필요"

황폐해진 생태계를 복원할 때 많이 시도되는 식생 복원에 초식동물이 큰 장애물이며, 초식동물을 잘 관리하고 포식자를 도입하면 복원 효율을 최대 3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식동물이 식생 복원 걸림돌…포식자 도입하면 효과 매우 커"
중국 푸단대 창허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3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전 세계 식생 복원 관련 연구 600여편을 메타분석한 결과 초식동물이 복원지역 초목 존재량을 89%나 감소시키고 식물 다양성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식물생태계는 대부분 전체 생태계의 기본 토대지만, 세계 많은 지역에서 식생이 빠르게 황폐해지면서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고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등 인간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식생 파괴 지역에 초목을 다시 심거나 자연 재생을 위해 보호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초식동물이 식생 복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전 연구가 있지만 전 지구적 수준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초식동물이 전 세계 식생 복원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논문 610편에서 발표된 2천594개 실험 결과를 메타분석 해 식생이 파괴되지 않은 육지·수생 지역과 복원 지역에 대한 초식동물 영향을 비교했다.

"초식동물이 식생 복원 걸림돌…포식자 도입하면 효과 매우 커"
그 결과 초식동물들은 식생이 황폐해지지 않은 지역보다 복원이 진행 중인 지역의 초목 존재량과 식물 다양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식동물은 복원지역의 초목 존재량을 식생이 훼손되지 않은 지역 대비 89%나 감소시키고 식물 다양성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정적 영향은 자연 재생보다 초목 식재를 통한 적극적 복원 지역에서, 또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은 지역에서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초식동물이 없을 경우 자연 재생 방식 복원 지역의 복원 효율이 초식동물이 있을 때보다 93% 높아지고, 초목 식재 방식의 복원 효율은 158%나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초식동물의 포식자를 도입하면 복원 효율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식자를 도입할 경우 자연 재생 방식과 초목 식재 방식의 복원 효율은 각각 138%와 372%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초식동물을 일시적으로 복원지역에서 배제하거나 포식자를 도입하는 것이 식물 자체를 관리하는 것보다 복원에 더 효율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초식동물 관리가 황폐해진 식생 복원에 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Changlin Xu et al., 'Herbivory limits success of vegetation restoration globally', https://doi.org/10.1126/science.add2814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