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런던한국영화제 개막작…"인간 양면성, 교육 이야기에 흥미"
영 영화협회와 협력 개최 "영국서 한국 영화 정말 화젯거리"
英관객 만난 허진호 감독 "'보통의 가족' 많이 웃어줘서 감사해"
"토론토영화제에서도 그렇고 오늘 런던에서도 관객들이 웃음 포인트에서 생각보다 더 많이 웃어줘서 재밌게 보고 있는 것 같아 감사했어요"
신작 '보통의 가족'으로 영국을 찾은 허진호 감독은 2일(현지시간) 영화 상영 전후 연합뉴스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보통의 가족은 제18회 런던한국영화제 개막작으로, 이날 런던 시내 BFI 사우스뱅크의 450석 규모 대극장에서 상영됐다.

주영한국문화원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영국영화협회(BFI) 협력,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으로 2일부터 16일까지 런던한국영화제를 개최한다.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출연하는 '보통의 가족'은 앞서 9월 토론토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이날도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이 큰 박수를 보냈다.

허 감독은 "관객들이 웃는 걸 보고 이야기를 잘 따라오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진지한 부분에서 웃기도 하고 좀 다를 때도 있다"고 말했다.

'보통의 가족'은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디너'를 각색한 작품이다.

허 감독은 "이미 몇차례 영화화된 적이 있어 부담은 있었지만 내가 할 얘기가 있겠다 싶어서 제의를 받아들였다"며 "인간의 양면성을 드러내기 좋아서 매력적이었고, 요즘 한국 사회에서 가장 근본적 질문인 아이들 교육에 관한 부분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英관객 만난 허진호 감독 "'보통의 가족' 많이 웃어줘서 감사해"
중학생 자녀를 둔 그에게 생활에서 생긴 관심이냐고 묻자 웃음과 함께 "참 어려운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나는 강북에 사는데 어느 순간 대치동으로 이사 갈까 고민하고 있더라"라며 "이사 여부는 어떻게 교육할지, 어떤 삶을 살게 할지 등의 고민과 같이 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세계관을 갖고 있던 사람도 자식 앞에서는 약해지게 되고, 남들을 쫓아갈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며 "영화에서 답을 내진 못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그동안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 등의 영화에서 심은하, 한석규, 이영애, 유지태, 손예진, 박해일, 정우성, 장쯔이 등 수많은 스타 배우와 함께 작품을 했다.

캐스팅 비결에 관해 묻자 그는 "제작자들이 다 해 왔다"며 웃었다.

영화 상영 후 관객과 대화는 데일리 텔레그래프지의 영화 기자 팀 로비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허 감독은 "사람의 양면적 모습을 선과 악으로 분리하지 않고 다루려고 했다"며 "사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런 데서 나오는 일상생활 유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현지인이 대부분인 관객들은 한국 교육 시스템과 문화 등에 관한 질문을 많이 했고, 영화를 계급에 관한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듯한 경우도 있었다.

주영한국문화원은 영화 상영 후 리셉션에 현지 미디어와 업계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으며,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 협력으로 타래과와 오미자에이드가 소개됐다고 말했다.

사전 레드카펫 행사에는 인도 영화 감독 아누락 카시압 등도 참석했다.

3일에는 런던 시내 픽처하우스 센트럴 극장에서 허진호 감독 대표작 '봄날은 간다' 상영과 관객과 대화 행사가 진행된다.

역시 127석이 매진됐다.

이번 영화제에는 최신작, 한국영화아카데미 특별전, 인디, 여성 등 다양한 한국 영화 40편이 7개 극장에서 영국 관객을 만난다.

한국영화아카데미 40주년 기념 포럼에는 '지옥만세' 임오정 감독, '교토에서 온 편지' 김민주 감독이 참석한다.

폐막식에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상영과 김성식 감독의 관객과 대화가 예정돼있다.

BFI의 프로그램 헤드 스튜어트 브라운씨는 "지금 영국에서 한국 영화는 정말 화젯거리이고 인기가 많다"며 "올해 런던한국영화제 개·폐막식을 공동 주최하게 되고, 가장 큰 상영관이 모두 매진돼 기쁘다"고 말했다고 주영한국문화원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