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실증단지서 시연…탑승수속부터 UAM 통합관제시스템까지 '유기적 운영'
한국형UAM '오파브'의 날갯짓…국내기술로 개발된 기체 첫 비행
"대한민국 상공을 수놓을 오파브(OPPAV)의 멋진 앞날을 기원하며 하나, 둘, 셋!"
3일 오전 전남 고흥의 K-도심항공교통(UAM) 실증단지.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오파브가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오파브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개발한 유·무인 겸용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다.

이날 시연이 이뤄진 오파브는 내부에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로 이·착륙 및 비행이 이뤄졌다.

크기 6m, 순항속도 시속 200㎞의 제원을 갖춘 오파브는 수직이착륙 방식으로 구동하는 만큼 기다란 활주로가 필요 없다.

엄청난 프로펠러 소리를 내는 헬기보다 소음도 적었다.

오파브는 현재까지 K-UAM 그랜드 챌린지를 통해 개발된 기체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각종 UAM 관제시스템 및 운용 환경 구축에 중요한 실험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엔진이 고장 나면 추락해버리는 헬기와 달리 전기동력 분산 기술이 적용돼 안정적이며, 전기 배터리를 사용해 탄소를 내뿜지 않는다.

항우연은 장애물 회피, 비상착륙 등 비정상 상황을 가정한 실험 비행을 거쳐 오는 2025년 오파브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한국형UAM '오파브'의 날갯짓…국내기술로 개발된 기체 첫 비행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K-UAM 그랜드 챌린지는 분야별 기관·기업이 참여해 UAM의 안전성·통합 운용성 등을 검증하는 대규모 실증 사업이다.

국토부는 기체부터 버티포트, 교통서비스 등 한국에 가장 적합한 UAM 환경을 구축해 글로벌 UAM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로 이곳 전남 고흥의 드넓은 개활지에서 1단계 실증을 진행 중이다.

이곳 실증단지는 하나의 거대한 UAM 버티포트로 볼 수 있다.

격납고, 사무동, 승객터미널, 이착륙장 등으로 이뤄져 UAM 운항에 필요한 모든 설비를 갖췄다.

이날 실증단지를 찾은 백원국 국토부 2차관은 승객 터미널 출입구에서 신원 확인 검사 기기를 통해 UAM 탑승 수속 과정을 체험했다.

승객 터미널은 흔히 출국 시 공항에서 밟았던 절차와 유사하지만, 모바일 앱을 통해 예약이 이뤄져 여권 및 신분증을 소지할 필요가 없고 고주파수의 수하물 검색기를 이용해 검색 과정도 한결 간편하다.

한국형UAM '오파브'의 날갯짓…국내기술로 개발된 기체 첫 비행
다양한 기체들이 원활하게 대한민국 상공을 날아다닐 수 있도록 관제하는 통합운용 시스템 개발도 이곳 고흥 실증단지가 주력하고 있는 과제다.

기체가 새 떼를 만나 충돌하는 상황, 다른 항로로 기체가 들어올 때 이를 피해서 착륙하는 상황 등 도심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돌발상황에서도 안전한 운항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백 차관은 통합감시장비실 내부를 둘러보며 이곳 실증단지에서 기체, 인프라, 교통 정보가 어떻게 상호소통하며 유기적으로 관리되는지 살펴봤다.

최승욱 국토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장은 "UAM 운영 시스템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체 개발이 늦더라도 우리만의 운항 기준을 먼저 만들었을 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내년 12월까지 고흥 실증단지에서 UAM 기체와 통신체계 및 통합운용의 안전성을 확인한 뒤 내년 8월부터 도심 실증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백 차관은 "오늘 이 행사는 한국 본연의 연구개발 성과를 국민들에게 선보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정부는 과감한 규제개선 통해 기업, 연구원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