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하나…머스크 "스타링크, 손익분기점 도달"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가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밝혔다.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의 상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X 계정에 “스타링크의 현금 흐름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며 “대단한 팀의 훌륭한 성과”라고 썼다. 이어 “스타링크의 위성은 현재 모든 활성 위성의 과반수가 됐다”며 “내년 중에는 지구에서 지금까지 발사된 모든 위성의 과반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머스크는 이날 언급한 손익분기점의 구체적인 산정 시점이나 기간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스페이스X의 그윈 숏웰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올해 초 “스타링크의 지난해 분기 현금 흐름이 플러스를 기록했다”며 “올해 안에 스페이스X 전체의 손익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머스크의 손익분기점 언급이 스페이스X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해석했다. 머스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타링크가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으며, 이 사업의 가장 큰 목표는 파산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향후 스페이스X의 상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증권시장에서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1500억달러(약 200조원)로 평가되고 있다. 작년 5월의 평가액(1270억달러)보다 18% 늘어난 수치다. 핵심 사업인 스타링크 사업의 영향력 덕분이다.

스페이스X는 3년 전부터 스타링크 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5000개에 달하는 위성을 쏘아 올렸다.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배치해 사각지대 없이 전 지역에 인터넷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매년 800개가량의 위성을 발사하고 있는 스타링크의 1세대 위성 배치계획은 1만2000개이다. 장기적으로 총 4만2000개의 위성을 띄워 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일반 소비자부터 기업, 정부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고 있으며. 회사 측이 최근 밝힌 스타링크 가입자 수는 200만여 명이다.

스타링크가 위성 인터넷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우주 권력자’가 된 머스크의 영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머스크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가동 중인 스타링크의 일부 통신망을 가동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전쟁 개입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최근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머스크가 “가자지구에 인터넷을 지원하겠다”고 나서 이스라엘 측이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 정치권 안팎에서 이 사업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