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국채 금리 하락까지…반등한 유가 [오늘의 유가]
국제유가가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원유의 주 거래 통화인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02달러(2.51%) 오른 배럴당 82.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거래소에서 브렌트유도 2.6% 상승한 86.8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 약세, 국채 금리 하락까지…반등한 유가 [오늘의 유가]
전날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여파로 풀이된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전망이 강화됐다는 점에서다. 이로 인해 미국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달러화 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SIA 웰스 매니지먼트의 콜린 시에진스키 전략가는 "Fed 회의 이후 국채 수익률이 내려오고 이것이 달러화도 끌어내렸다"라며 "원유와 다른 원자재 가격에 역풍이 제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지수는 이날 한때 105.807까지 떨어졌다. 전날보다 0.5%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연 4.67%까지 하락했다. 최근 Fed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채권 투매 물량이 급증하면서 16년 만에 최고치인 연 5%를 돌파했지만, 크게 하락한 것이다.
달러 약세, 국채 금리 하락까지…반등한 유가 [오늘의 유가]
Fed는 전날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페드워치에서는 Fed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20%보다 낮게 점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채 수요가 되살아났다. 국채 금리 하락은 고금리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를 낮춘다는 점에서 유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유가에는 호재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에 대한 수요를 높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동발 악재는 여전히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세계은행(WB)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가리켜 "두 개의 에너지 충격을 동시에 겪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세계 경제는 가장 취약한 시점에 있다"라고 우려했다. 스톤엑스의 알렉스 호데즈는 보고서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추가된 유가 프리미엄은 모두 사라졌다"면서도 "이란이 서방을 계속 위협하고 있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지 않는다면 확전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