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거래일인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직전 거래일인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한 주 코스피지수는 2.9%, 코스닥지수는 4.5% 상승했다. '비둘기파'적이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로 금리 고점 통과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금리에 민감한 코스닥지수가 유독 큰 폭으로 반등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주(11월 6일~10일) 지수가 2400선을 다시 회복할 가능성을 점쳤다. 주식시장의 하방위험이 조금씩 줄어드는 만큼 수출과 기업실적 등 지표의 개선을 확인하면서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2.85% 오른 2368.34에 장을 끝냈다. 투자주체별 수급을 살펴보면 기관의 매수세가 강했다. 기관 홀로 8694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8019억원, 2469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4.48% 뛰었다. 이 기간 수급을 보면 마찬가지로 개인의 순매도세가 두드러졌다. 개인 홀로 2611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77억원, 879억원어치 사들였다.

한편 주말 미 증시는 오름세로 거래를 마친 상태다. 미국의 물가 상승을 자극하던 노동시장의 과열이 둔화하고 있단 점을 알려주는 고용 지표가 나오면서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2.24포인트(0.66%) 오른 3만4061.32에 거래를 끝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0.56포인트(0.94%) 상승한 4358.34에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4.09포인트(1.38%) 오른 1만3478.28에 마감했다.

FOMC 결과에 안도하면서 증시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이 FOMC 결과 지난 회의에 이어서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최근 장기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금융 환경이 상당이 빡빡해졌다고 언급했다. Fed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음에도 주식시장은 이번 결과를 '비둘기파'적으로 받아들였다.

환율과 금리 부담 완화에 외국인과 기관 중심으로 전기전자와 화학 업종의 대형주를 순매수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우리나라 10월 수출이 551억달러로 전년 대비 5.1% 증가하면서 1년여 만에 플러스 증가율로 바뀐 점도 반등 요인이다. 특히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올해 가장 낮은 감소폭을 기록하면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금리 하락으로 소외돼온 소프트웨어·게임 등 성장주의 동반 강세도 엿보인다.

증권가는 "지나친 비관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예상 코스피 밴드로 2290~2410선을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주식시장은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호조 등을 무시하고 있었는데, 이제 이런 호재를 시장이 다시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의 3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은 줄어들고 이익은 늘어난 데 대해 투자자들은 중립적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11월 FOMC 이후 투자심리가 개선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실적과 관련해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추정치(컨센서스)를 웃돈 기업은 주로 자동차, 건설, 상사·자본재, 기계 업종에 포진됐다"고 짚었다. 다소 실망스러운 3분기 실적에도 코스피 기업들의 4분기 순이익 전망은 올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9~10월 수출 호조가 기업 실적 개선 기대로 연결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4분기 순이익 전망 상향을 주도한 반도체, 상사·자본재, 필수소비재 등 업종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비관은 자제해야 하지만 큰 폭의 강세는 당장 어려울 수 있단 진단도 내놓았다. 장기 금리 하락으로 자산시장이 재차 빠르게 오르면 다시 한 번 Fed의 구두 개입이 이뤄질 수 있는 데다, 고금리가 경기 둔화를 가져올 수 있단 불안감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코스피지수는 일정부분 낙폭을 되돌린 뒤 수출과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 지표의 개선을 확인해 가며 조금씩 상승할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짚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