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72% 증가…'위드 코로나'에 서해 꽃게 풍년 겹쳐
쇠창살에 철판봉쇄까지…꽃게철 서해 NLL에 중국어선 급증
올해 가을 꽃게철을 맞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 출몰한 불법 중국어선이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에 따르면 서해 NLL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한 중국어선은 지난 8월 하루 평균 50척에 그쳤지만 가을조업이 시작된 9월에 124척으로 늘었고 10월에는 179척으로 급증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따지면 작년 10월 109척과 비교해 무려 72.4% 늘어났다.

이는 중국이 올해 '위드 코로나' 전환 후 자체적인 출어 제한 조치를 풀고, 서해의 꽃게 자원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서해 연안의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 가을 꽃게 어황이 좋아진 것도 불법조업 증가에 한몫했다.

실제 지난 8월 가을어기가 시작된 이후 10월 중순까지 서해 꽃게 어획량은 6천67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해경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소강상태를 보였던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이 다시 늘고 있다"며 "서해에서 잡히는 꽃게 등 어획물까지 늘면서 우리 해역으로 넘어와 조업하는 불법 어선이 증가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쇠창살에 철판봉쇄까지…꽃게철 서해 NLL에 중국어선 급증
최근에는 해경의 등선을 막기 위해 외부 출입문을 2중 철판으로 폐쇄하거나 선박에 방해물을 설치한 불법 어선도 다시 출몰하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해경이 배에 쉽게 올라타지 못하도록 배 양쪽에 쇠창살을 달고 지그재그로 도주하던 불법 중국어선 2척이 나포됐다.

같은 달 10일에도 해경 단속을 피해 조타실 철문을 걸어 닫고 달아나던 중국 어선 2척이 붙잡혔다.

당시 해경은 절단기로 조타실 문을 강제로 열어 선원들을 검거했다.

서해5도 특별경비단이 꽃게철인 지난 9∼10월 서해 NLL 해역에서 나포한 불법 중국어선은 8척이며, 퇴거한 척수도 379척에 달한다.

해경청은 불법 중국어선 단속을 위해 서해5도를 포함한 서남해 해역에서 단속 전담 기동전단을 운영하고, 서해 NLL 해상에 배치한 500t급 중형 경비함정도 늘렸다.

불법조업 과정에서 중대한 위법 행위를 저지른 외국어선은 간부 선원을 구속하거나 선박을 몰수하는 등 엄정하게 처벌한다.

해경 관계자는 "중국어선은 4개 선종별로 금어기가 다른데 지난달 중순 이후 모든 선종의 금어기가 끝났다"며 "조업 금지 해역을 침범하는 불법 외국어선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