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 2번 출구부터 면목역까지 이어지는 거리에는 최근 ‘몽골리안스’ ‘바얀(풍요롭다는 뜻의 몽골어) 몽골식당’ 등이 줄줄이 생겼다. 거리 곳곳에선 몽골식 키릴 문자로 적힌 구인 스티커를 쉽게 볼 수 있다.

사가정역이 있는 서울 중랑구는 전국에서 몽골인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다. 국내에 등록된 몽골인(9월 말 기준 3만914명) 중 1536명이 이곳에 거주한다. 중랑구 인근에 있는 광진구와 성북구도 몽골인 주요 거주지로 꼽힌다.

광장동에 있는 재한몽골학교가 몽골인을 이 지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학교에는 300여 명의 몽골인 학생이 다니고 있다. 자녀 교육 문제로 몽골인이 재한몽골학교 근처로 이주했고, 이들을 위한 인력시장이 덩달아 형성되는 양상이다. 이강애 재한몽골학교장은 “몽골 부모들도 한국인만큼 자녀 교육에 열성적”이라고 설명했다. 면목동 조은부동산의 김미선 대표는 “5년 전 계약한 몽골 가족이 최근 식구가 늘어 집을 옮겨갔다”며 “지인과 가족을 줄줄이 소개해주는 것도 몽골인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처럼 자녀 교육과 일자리 등을 이유로 국적별 집단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는 일본인(1141명)이 가장 많이 사는 기초지방자치단체다. 1972년 상암동에 서울일본인학교가 설립된 뒤 이곳으로 오는 일본인이 늘고 있다. 용산구(1073명)가 일본인이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이 된 데도 기업 주재원들이 초기에 동부이촌동 등에 자리를 잡은 영향이 컸다.

서울 동대문구는 중국인(7678명·조선족 제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기초지자체다. 의류 보따리상이 많이 찾는 곳이었고, 유학생도 많이 정착한 영향이다. 미국인(등록 외국인 기준 3만2095명)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경기 평택시(5047명)다. 미국 국적 군무원과 제대 미군 등이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 주변에 정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자흐스탄인(1992명)과 러시아인(1167명)은 인천 연수구에 가장 많이 산다. 연수구에는 ‘고려인 동포’로 분류되는 한국계 러시아인(3446명)도 많다.

최해련/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