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유하, 이 빛나는 비행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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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하 인터뷰
직접 쓴 곡 '비행'에 담은 자기 이야기
섬세한 가사·음악성 '호평'
"많은 분들에게 힘과 위로 되었으면"
"다양한 장르 도전, 어떤 모습이든 그게 바로 나"
직접 쓴 곡 '비행'에 담은 자기 이야기
섬세한 가사·음악성 '호평'
"많은 분들에게 힘과 위로 되었으면"
"다양한 장르 도전, 어떤 모습이든 그게 바로 나"
"난 아직 6살 유하이고만 싶은데 / 세상은 내가 유하기만을 바라네요"
싱어송라이터 유하가 지난달 발표한 곡 '비행'의 가사다.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조금은 버거운 현재 모두를 담고 살아가는 본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가사를 곱씹다 보면 2분 48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 그만큼 섬세하고, 솔직하고, 편안하고, 공감이 간다. 24세의 감성이 어떻게 이렇게 녹진할 수 있을까.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유하는 '비행'이 3년 전에 만든 노래라고 했다. 그는 "나의 메시지를 조금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때가 오면 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EP를 발매한 이후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 그때 '어떤 음악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나를 꾸밈없이 얘기하는 사람이었으면 싶었고, 그 시작이 '비행'이 되면 좋을 것 같아 발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3년 전 유하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는 "20대 초반에 '비행'의 가사를 써서 지금은 중반의 나이가 됐다. 그 당시가 가장 불안했던 것 같다. 가수라는 직업으로서 탄탄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대비가 분명한 삶을 살았다. '난 생각한 것보다 더 괜찮고, 올곧은 아이예요'라고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속은 그렇지 않았던 거다. 그런 부분을 '비행'에서 가볍게 잘 표현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만든 곡들이 다 솔직한 마음을 담아서 썼지만 '비행'이라는 곡이 가장 현실적"이라면서 "이전에는 살짝 추상적인 느낌의 가사를 썼다면, 이번엔 조금 더 직관적이고 직접적인 가사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유하의 이야기는 시티팝 장르와 만나 한층 감각적으로 귀에 꽂힌다.
유하는 "신스적이고 도회적인 색깔을 띤 음악을 좋아한다. '비행'은 시티팝이랑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시티팝의 차가우면서도 포근한 밤공기 같은 느낌이 떠올랐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시티팝으로 방향성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 활동 때는 음악 방송도 나가고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이번에는 회사에 '음악적으로 사랑받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내 음악이 온전하게 많은 분께 힘과 위로가 되어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강조했다.
물론 걱정도 있었다. 유하는 "기존에 했던 스타일에 비해 힘을 뺐다고 느끼시면 어떡하나 싶었다. 나의 솔직한 감정을 한 걸음 더 추가한 느낌의 곡인데 이전 곡이 워낙 화려하고 다채로웠다 보니 지루하다고 느끼실까 봐 고민이 되더라. 하지만 이런 모습도 저이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많은 분이 편안하게 잘 들어주신다고 해서 뿌듯하다"며 웃었다. 2021년 상큼하고 통통 튀는 분위기의 '아이스티'를 발매할 때 만났던 유하와는 어딘가 달라진 모습이었다. 당시엔 정해놓은 틀에 걸맞은 '맞춤형'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면, 이번에는 한층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매력이 흘러넘쳤다. 이 이질감은 '변화'보다는 '성숙'에 가까웠다.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졌다.
유하는 "예전에는 밤새 작업하면서 '이렇게 살아야 아티스트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온전한 개인의 시간을 갖고, 작업에 집중할 때는 최선을 다하는 게 좋은 거였다"면서 "작업을 일찍 끝내고 집에 가는 그 기분을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피곤하긴 하지만 정말 알찬 느낌이다. 요즘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음원도 내서 행복이 두배로 채워졌다"며 미소 지었다.
긍정적인 기운은 곧 '꿈'이라는 단어로 이어졌다. 유하는 "요즘 하는 습관 중 하나가 내가 원하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적는 거다. '이맘때쯤에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겠구나'라는 식이다. 무의식중에라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을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연말 가요 시상식 무대를 떠올리며 "샤워할 때마다 수상소감을 연습한다"고도 했다. 그는 "또래분들에게 미래를 위해 살지 말고 하루하루 작은 것들로부터 오는 행복에 집중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럼 하루가 행복하고, 내일과 모레가 행복하고, 1년·5년·10년이 계속 행복해질 거라 생각한다"면서 "'비행'에서 전하고자 한 내 생각과도 잘 맞는 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유하에게 '2년 뒤의 모습은 어떨 것 같냐'고 묻자 "많이 잘되어 있을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2년 전이랑 지금을 비교해 봐도 한층 성숙해졌잖아요. 2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성숙해지고 음악적 스펙트럼도 훨씬 다양해져 있지 않을까 싶어요." '비행'의 가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비행'의 뜻이 떠오른다. 부제를 통해 확인한 정답은 'Flight'다. 이를 안 순간 외로움과 고독함, 반복적이고 지치는 현실의 한 가운데에서 '희망'이라는 포근한 감정이 피어오르는 기분이 든다. 현재의 유하와 꼭 닮아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그의 행보는 확신 속에서 이제 막 본격적인 시작에 접어들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싱어송라이터 유하가 지난달 발표한 곡 '비행'의 가사다.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조금은 버거운 현재 모두를 담고 살아가는 본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가사를 곱씹다 보면 2분 48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 그만큼 섬세하고, 솔직하고, 편안하고, 공감이 간다. 24세의 감성이 어떻게 이렇게 녹진할 수 있을까.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유하는 '비행'이 3년 전에 만든 노래라고 했다. 그는 "나의 메시지를 조금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때가 오면 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EP를 발매한 이후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 그때 '어떤 음악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나를 꾸밈없이 얘기하는 사람이었으면 싶었고, 그 시작이 '비행'이 되면 좋을 것 같아 발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3년 전 유하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는 "20대 초반에 '비행'의 가사를 써서 지금은 중반의 나이가 됐다. 그 당시가 가장 불안했던 것 같다. 가수라는 직업으로서 탄탄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대비가 분명한 삶을 살았다. '난 생각한 것보다 더 괜찮고, 올곧은 아이예요'라고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속은 그렇지 않았던 거다. 그런 부분을 '비행'에서 가볍게 잘 표현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만든 곡들이 다 솔직한 마음을 담아서 썼지만 '비행'이라는 곡이 가장 현실적"이라면서 "이전에는 살짝 추상적인 느낌의 가사를 썼다면, 이번엔 조금 더 직관적이고 직접적인 가사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유하의 이야기는 시티팝 장르와 만나 한층 감각적으로 귀에 꽂힌다.
유하는 "신스적이고 도회적인 색깔을 띤 음악을 좋아한다. '비행'은 시티팝이랑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시티팝의 차가우면서도 포근한 밤공기 같은 느낌이 떠올랐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시티팝으로 방향성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 활동 때는 음악 방송도 나가고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이번에는 회사에 '음악적으로 사랑받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내 음악이 온전하게 많은 분께 힘과 위로가 되어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강조했다.
물론 걱정도 있었다. 유하는 "기존에 했던 스타일에 비해 힘을 뺐다고 느끼시면 어떡하나 싶었다. 나의 솔직한 감정을 한 걸음 더 추가한 느낌의 곡인데 이전 곡이 워낙 화려하고 다채로웠다 보니 지루하다고 느끼실까 봐 고민이 되더라. 하지만 이런 모습도 저이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많은 분이 편안하게 잘 들어주신다고 해서 뿌듯하다"며 웃었다. 2021년 상큼하고 통통 튀는 분위기의 '아이스티'를 발매할 때 만났던 유하와는 어딘가 달라진 모습이었다. 당시엔 정해놓은 틀에 걸맞은 '맞춤형'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면, 이번에는 한층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매력이 흘러넘쳤다. 이 이질감은 '변화'보다는 '성숙'에 가까웠다.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졌다.
유하는 "예전에는 밤새 작업하면서 '이렇게 살아야 아티스트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온전한 개인의 시간을 갖고, 작업에 집중할 때는 최선을 다하는 게 좋은 거였다"면서 "작업을 일찍 끝내고 집에 가는 그 기분을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피곤하긴 하지만 정말 알찬 느낌이다. 요즘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음원도 내서 행복이 두배로 채워졌다"며 미소 지었다.
긍정적인 기운은 곧 '꿈'이라는 단어로 이어졌다. 유하는 "요즘 하는 습관 중 하나가 내가 원하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적는 거다. '이맘때쯤에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겠구나'라는 식이다. 무의식중에라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을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연말 가요 시상식 무대를 떠올리며 "샤워할 때마다 수상소감을 연습한다"고도 했다. 그는 "또래분들에게 미래를 위해 살지 말고 하루하루 작은 것들로부터 오는 행복에 집중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럼 하루가 행복하고, 내일과 모레가 행복하고, 1년·5년·10년이 계속 행복해질 거라 생각한다"면서 "'비행'에서 전하고자 한 내 생각과도 잘 맞는 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유하에게 '2년 뒤의 모습은 어떨 것 같냐'고 묻자 "많이 잘되어 있을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2년 전이랑 지금을 비교해 봐도 한층 성숙해졌잖아요. 2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성숙해지고 음악적 스펙트럼도 훨씬 다양해져 있지 않을까 싶어요." '비행'의 가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비행'의 뜻이 떠오른다. 부제를 통해 확인한 정답은 'Flight'다. 이를 안 순간 외로움과 고독함, 반복적이고 지치는 현실의 한 가운데에서 '희망'이라는 포근한 감정이 피어오르는 기분이 든다. 현재의 유하와 꼭 닮아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그의 행보는 확신 속에서 이제 막 본격적인 시작에 접어들었다.
"처음엔 '나라는 사람의 색깔이 무엇인지 모르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요즘엔 그냥 '이렇게 다양한 음악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나다'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음악이 언젠가는 하나의 콘셉트가 될 수 있다면 계속 도전하는 거죠. 음악을 낼 때마다 또 하나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퀘스트 같아요. 2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제가 다르듯 음악도 충분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 멋있는 음악을 준비 중인데 그 또한 제 모습이니 마음을 열고 들어주신다면 재미와 공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