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김기흥 전 부대변인 SNS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김기흥 전 부대변인 SNS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6일 내년 총선 출마를 시사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지역구를 고르신다면 인천 연수을(송도)를 추천하고 싶다”며 도전장을 날렸다. 윤석열 대통령을 정치 입문 초기부터 보좌한 김 전 부대변인은 자신의 거주지인 연수을 출마가 유력하다.

김 전 부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를 대환영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 전 장관이)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정, 신뢰 등을 언급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오늘 총선 출마를 ‘자신의 입’으로 기정사실화했다”고 썼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방송인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대한 법률적으로 해명하고 소명하기 위해서 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것이 안 받아들여진다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냐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부대변인은 조 전 장관이 지난 2일 SNS에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의 결혼 상대였던 전청조 씨의 화법을 따라 ‘I am 신뢰. I am 공정. I am 상식. I am 법치. I am 정의’라고 썼던 것을 언급하며 “자신의 자녀 입시 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6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지만 ‘딴 세상’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자녀 입시 비리·감찰 무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0월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입시 비리·감찰 무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0월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겸손은 힘들다’는 유튜브 채널의 이름처럼 이 분에게는 ‘반성과 자중은 힘든 것’ 같다”며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지만 미리 항소심에서의 ‘유죄’를 확신한 듯 ‘비법률적 방식’이라는 법률가다운 용어를 사용하며 출구전략을 시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부대변인은 “(이는)한때 잠시 법무부 장관이었지만 ‘공정한 법’의 잣대에 기대기는 힘들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며 “애초부터 법을 믿는 분이 아니었다. 폴리페서(polifessor), 정치인이었다”라고 조 전 장관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대변인은 “무엇보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담론을 타락시킨 당사자가, ‘가붕개’ 운운하면서 자기 자식들은 누구보다 잘 나가는 ‘용’을 만들기 위해 '반칙과 특권, 편법, 불법'을 넘나든 분이 시민의 권리를 언급하는 게 애처롭기도 하고 처량하다”며 “어쨌든 지역구가 필요하실텐데, 지역구를 고르신다면 인천 연수을(송도)를 추천드리고 싶다”고 글을 끝맺었다.

1975년생(48세)인 김 전 부대변인은 KBS 기자 출신으로 서울 대일고와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뒤 KBS에 입사해 정치부, 사회부를 거쳐 뉴스앵커와 토론 프로그램 진행 등을 맡았다.

2021년 윤 전 대통령이 정치 참여를 선언한 초창기인 지난 6월 윤석열 캠프 부대변인으로 합류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의 수행비서와 캠프 수석부대변인 역할을 맡으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김기흥 전 부대변인 SNS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김기흥 전 부대변인 SNS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엔 대통령실에서 대변인실 선임행정관과 부대변인 등을 맡아 공보 업무를 수행했다. 지난 1일 브리핑을 끝으로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고 5일 면직 처리됐다.

김 전 부대변인은 현재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속한 연수을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서울 태생인 김 전 부대변인은 12년 전부터 송도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