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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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급등했던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원유 관련 금융상품들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확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올랐던 유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6일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상장지수증권(ETN)’은 5.59% 내린 1520원에 마감했다. 이 ETN은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 가격의 등락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 ETN은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지난달 12일부터 20일까지 20% 뛰었다. 그러나 이후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20일 이후 이날까지 도로 20.9% 하락했다.

원유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다른 ETN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는 지난달 20일 이후 18.5% 빠졌고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는 같은 기간 15.9% 빠졌다. 비슷한 성격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인 ‘KODEX WTI원유선물(H)’ 역시 지난달 20일 이후 이날까지 9% 하락했다.

WTI 12월물 선물 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조치 여파로 9월27일 배럴당 93.68달러까지 뛰었다. 이후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로 지난달 5일 82달러까지 급락했으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며 지난달 20일 88.75달러까지 다시 뛰었다. 이후 재차 하락세로 전환하며 지난 3일 80.51달러까지 내려갔다.

증권가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확전 우려는 여전하지만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쟁 여파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보다 유럽, 중국의 경기 부진 우려가 유가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로존 3분기 경제 성장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데 이어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원유 수요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며 “중동 정세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나 미 정부의 종전 노력, 이란의 직접적 참여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전쟁으로 인한 ‘프리미엄’은 대부분 잦아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